[문학] '남부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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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군/이태 지음, 두레, 1만2천8백원적나라한 빨치산 실록

"나는 5년여에 걸친 소백.지리지구 빨치산 토벌전에서 피아 2만의 생명이 희생된, 그 처절함이 세계 유격전 사상 유례를 보기 드문 사건에 실록 하나쯤은 남겨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1922년생인 저자 고(故) 이태(본명 이우태)는 6.25 직전 서울신문.합동통신의 기자로 일하다 인민군의 서울 진입 후 조선중앙통신사에 흡수된다.

전주에 파견 근무 중 조선인민유격대 독립 제4지대, 즉 이현상부대라고도 불리던 남부군단의 대원이 됐고, 전사(戰史) 편찬 일을 맡는다. 이때 목격한 17개월 다큐멘터리가 이 책이다. 신간은 88년 출간됐던 초판에 저자의 개인연보를 곁들인 재편집 증보판이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상상력으로 역사를 구성한 것이라면 '남부군'은 분식(粉飾)없는 적나라한 사실의 기록이다. 사실이 전달하는 구체성은 섯불리 흉내낼 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97년 세상을 떠났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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