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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자연 속에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로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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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호 16면

거대한 수영장과 인도양의 아름다운 수평선이 오버랩되서 보이는 ‘더 물리아 오아시스풀’

출발 전에는 “머무는 동안 리조트 밖으로 나갈 일이 없을 것”이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인도네시아하고도 발리까지 갔는데 그냥 리조트에서만 있다가 오다니-. ‘인증샷’을 위해 주변도 좀 돌아다녀야 하고, 맛집을 찾아 음식 사진도 찍어야 한단 말이다. 그런데 그곳에선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인도네시아 6성급 리조트 ‘물리아 발리’를 가다

누사 두아(Nusa Dua) 해변에 자리한 ‘물리아 발리(The Mulia, Mulia Resort & Villas - Nusa Dua, Bali)’다. 2012년 인도네시아 리조트 그룹 ‘물리아’가 세운 이 곳은 여행 전문 매거진 ‘콘데 나스 트래블러’가 지난해 베스트 뉴호텔로 지정하기도 했던 초럭셔리 휴양지다. 그곳에서의 사흘 밤은 신기루 같았다. 리조트 곳곳을 유유히 산책하고, 맑은 바다를 바라보고, 세계의 음식을 맛보는 느긋함만으로도 시간이 휘리릭 흘러 갔다. 시원한 풀에 몸을 담그고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는 무위의 시간, 오롯이 나 자신을 되돌아 보는 자유 덕에 ‘노동 같은 휴가’가 더이상 떠오르지 않았다. 자연 속에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로움, 진정한 휴식이 그곳에 있었다.

526개의 객실을 가진 ‘물리아 리조트’ 전경.

뜨거운 태양과 파도, 서핑하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꾸따 해변과 달리, 누사 두아 바다는 내게 유달리 조용하고 맑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다시 찾은 누사 두아는 어떤 모습으로 나를 맞아줄까. 복잡한 일상과 무거운 짐들은 잠시 한국에 남겨두고 20인치 캐리어 하나만 달랑 들고 비행기에 올랐다.

얼마전 새로 지어져 한결 쾌적해진 덴파사 국제공항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30분을 달리자 ‘물리아 발리’가 나타났다. 29만7522㎡(약 9만평)의 거대한 단지 위에 세워진 이 곳을 보는 순간, 숙소가 아닌 하나의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리에서 가장 큰 6성급 숙소로, 축구장 40개 붙여놓은 규모라고 하니 말그대로 물리아 시티, 물리아 제국이라 불릴만 했다. 리조트 내에서 이동을 돕는 직원들을 따로 둘 정도란다.

이 공간은 크게 3개의 컨셉트로 나뉜다. ‘더 물리아(The Mulia)’, ‘물리아 빌라(Mulia Villas)’, 그리고 ‘물리아 리조트(Mulia Resort)’다.

‘더 물리아’ 전 객실이 스위트룸 … ‘물리아 빌라’엔 개인 풀
‘더 물리아’는 111개의 방 전체가 스위트룸으로 이뤄진 부티크 호텔. 바다가 바로 보이는 최상의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CEO나 각국 부호들이 주요 고객이라는데, 신혼여행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 볼 최고의 호사다. 특히 바다에 인접한 풀장은 이곳의 자랑이다. 그리고 각 방마다 테라스에는 자쿠지 시설이 갖춰져 있는데 이 곳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무엇보다 장관이다.

‘물리아 빌라’는 개인풀과 정원이 갖추어진 나만의 집을 제공한다는 개념의 리조트로, 가족 여행에 안성맞춤으로 보였다. 1인실부터 6인실까지 모두 108채가 있는데 집집마다 전용 풀이 있고, 발리의 계단식 논 구조로 설계되어 바다와 정원을 함께 만끽할 수 있다. ‘더 물리아’처럼 ‘물리아 빌라’에서도 버틀러 서비스(1대1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다. 짐 싸기나 목욕 준비, 이유식 데우기 등 사소한 일도 24시간 도움을 청할 수 있다. 한국인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는 점도 더욱 친근감을 느끼게 했다.

‘물리아 리조트’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호텔. 526개의 객실을 가진 6성급답게 건물 내부가 온통 대리석으로 장식돼 있다. 곳곳에 걸려있는 미술작품과 화려한 샹들리에, 그리고 구석구석을 세심하게 장식한 소품들도 호화로움을 더한다. 특히 침구류(400수 코튼으로 감싼 거위털 쿠션. 참고로 일반 가정에서 사용되는 면은 200수 이하다)나 욕실 용품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객실 수는 많지만 각 방마다 인원 제한을 두어 복잡하지 않고,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다른 투숙객과 만나는 일도 생각보다 적어 조용하고 쾌적하다. 되레 이 ‘물리아 시티’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듯 하다.

이 곳의 가장 큰 매력은 수영장인데, 누사 두아의 아름다운 해안을 끼고 있는 오션 프런트 풀을 비롯해 5개의 초대형 수영장이 있다. 1층 객실에서 직접 연결한 풀도 따로 만들어 놓았는데, 이것까지 합친다면 수영장 숫자는 무려 20여 개나 된다. 물놀이를 좋아한다면 그 모두를 돌아가며 즐겨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에도긴’의 해산물요리

일출 요가 체험 뒤엔 메뉴 무궁무진 음식천국으로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물리아 발리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뭐니뭐니해도 음식이 아닐까 싶다. 단지 리조트 투숙객만이 찾는, 그렇고 그런 호텔 식당이 아니라 외부인들도 많이 찾는 명소로 이미 이름이 났다. 한달을 머무른다 해도 이곳의 음식을 다 먹어볼 수 있을까 의심이 들 정도로 종류가 다양한데, 그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 않은 편이다(뷔페 1인당 4만원 수준). 현지 식재료를 이용해 자연주의 요리를 선보이는 지중해식 레스토랑 ‘솔레일’, 데판야키와 스시를 비롯해 정통 일식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에도긴’, 그리고 인도네시아·타이·인도·일본·한국·중국을 비롯해서 양식까지 세계의 요리를 ‘라이브 쿠킹’으로 선보이는 ‘더 카페’ 등 10여 개의 레스토랑 및 바, 라운지 시설이 마련돼 있다. 특히 ‘더 카페’는 하루 종일 식사가 가능한 뷔페 식당으로 한국인 셰프가 운영하는 한식 코너 또한 마련돼 있는데, 갈비구이가 일품이다.

휴가이기에 늦잠을 자도 좋지만 단 하루만이라도 권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오션 프론트 풀 앞에서 진행되는 아침 요가다. 아름다운 일출을 바라보며 갖는 한 시간의 명상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조용한 누사 두아의 바다만큼이나 평온함을 얻는 소중한 기회다.

발리(인도네시아) 글 전유진 기자 yuki@joongang.co.kr, 사진 물리아 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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