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민, WNBA 진출 '오리무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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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민(신세계·29)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무대에 진출할 수 있을까. WNBA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의구심이 일 만큼 썰렁하다. 드래프트 참가자 명단에 화려한 경력이 소개돼 있지만 정선민이 단독으로 다뤄진 항목은 없다. 도리스 버크와 앤 메이어스 등 두 명의 ESPN 애널리스트가 꼽은 주요 지명 대상자 명단에서도 빠져 있다.

도리스 버크는 주요 WNBA 팀 단장·감독들을 인터뷰한 후 미시시피주립대 출신의 포워드 라토야 토머스, 밴더빌트대 출신의 센터 챈틀 앤더슨, 테네시대 출신의 포워드 그웬 잭슨 등을 주요 선수로 꼽았다. 메이어스도 이 선수들을 포워드·센터 가운데 지명 가능성이 큰 선수로 지목했다.

정선민의 포지션이 ‘센터’로 명시돼 있는 점도 불리한 요소다. 정선민의 신장으로 WNBA에서 포스트를 맡기는 어렵다. 정선민은 국내 무대에서도 외국인 선수가 뛰기 시작한 이래 줄곧 포워드로 활약했다. 3번(스몰 포워드)가 4번(파워 포워드)을 겸하는 3.5번의 성격이었다.

하지만 신세계 구단은 일관되게 “WNBA진출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이문규 감독도 “몇몇 구단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감독은 겨울리그가 끝난 후 약 한달 동안 WNBA 소속의 휴스턴 코메츠에서 객원코치로 활동하며 정선민의 미국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정선민의 에이전트 김성훈씨도 “4라운드 안에 지명될 게 확실하다”고 장담했다.

정황을 검토하면 WNBA 소속 구단과 신세계 구단, 또는 김성훈씨가 모종의 기본적인 합의를 이룬 듯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미리 정선민을 점찍어둔 구단이 3∼4라운드에서 뽑을 수도 있다. WNBA 드래프트는 26일(한국시간) 새벽에 시작되며 인터넷(www.wnba.com)으로 상황을 검색할 수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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