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2시 서울대 경영대 3층 강의실 312호에 학부생 38명과 ‘준오헤어’의 강윤선 대표 등 임직원 5명이 모였다. 이들은 이날 오후 5시가 넘을 때까지 수업과 토론을 했다. 학생들은 준오헤어 강 대표의 특강을 들은 뒤 6개 팀으로 나눠 조를 짰다. 학기말까지 내야하는 창업 계획서를 짜기 위한 팀이다. 이들 중 사업모델이 우수한 팀은 교수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창업에 나서게 된다. 이 강의는 경영대 조동성(65) 명예교수가 진행하는 3학점짜리 ‘디자인과 경영전략’. 12월 중순까지 창업을 위한 이론과 실무교육에 집중된다.
청년 창업을 독려하기 위한 ‘교수님 에인절펀드’가 나왔다. 지난해 9월 정년 퇴임한 조 교수와 교수 30여 명이 마음을 모았다. 각 지역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들 교수들은 모두 조 교수의 제자들이며, 한국메커니즘경영학회 소속이란 공통점이 있다. ‘교수님 에인절펀드’의 정식 명칭은 조 교수의 전공인 메커니즘경영을 본떠 ‘메커니즘 에인절펀드’로 지었다. 펀드 규모는 10억원. ‘조동성 사단’ 교수들이 1인당 수천만원씩 십시일반으로 모아 투자조합 형태로 만들었다.
펀드에 참가한 전국 각 대학 교수들은 2학기부터 개설한 ‘창업경영학’ 강의를 하면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대신 창업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심사한다. 강의가 끝나는 오는 12월에 각 대학별로 2개 팀의 우수 창업모델을 선발한다. 이렇게 모인 전국 60개 팀 중 10개 팀을 최종 선발하게 된다. 일종의 ‘창업경진대회’인 셈이다. 전국 주요 대학에서 선발된 학생들만 최소 300명이 모이는 최종 심사는 이틀간 서울 시내 대규모 행사장을 빌려 진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선발된 각 팀에게는 최소 1000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의 교수님 펀드 자금이 투자된다.
조 교수는 “펀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경영학을 전공한 교수가 제자의 창업모델에 직접 투자하고 창업에 참여하면서 학생들에게 창업의 중요성을 직접 가르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펀드에 참여한 교수들이 평소 기업 컨설팅과 각종 프로젝트에 꾸준히 참여해 왔기에 일반 창업투자사가 지원할 때보다 성공률을 3배 이상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글·사진=최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