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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게] 여의도여고 전교생 '아름다운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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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 21일 오후 뚝섬 나눔장터를 찾은 여의도여고 학생들이 가져온 물건을 팔고 있다. 최승식 기자

좋은 것은 사람들이 먼저 알아본다. 21일 오후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 역 광장에서 열린 '아름다운 나눔장터'에서도 그랬다.

이날 가장 인기있던 곳은 서울 여의도여고 학생 46명이 차려놓은 좌판. 한 반에서 두 명씩 나온 노란 조끼 차림의 여고생들은 밀려드는 손님을 맞으랴, 모자란 잔돈을 바꾸러 다니랴 정신이 없다.

"전교생이 내놓은 물건을 모으고 정리하는데 꼬박 일주일 걸렸거든요. 선생님께서 팔릴 만한 물건을 갖고 가야한다고 하셔서 신경 많이 썼어요. 물건이 진짜 좋지 않아요. 아저씨도 하나 사세요."

어느새 손님 끄는 말투가 입에 밴 2학년3반 양세원(17)양의 설명이다. 그사이 옆자리에서는 "아이, 500원만 더 깎아줘" "아줌마, 그만 좀 깎으세요. 저희도 돈 벌어서 중증장애인분들 도와드려야 한단 말이에요"하는 2학년6반 이민희양의 실랑이가 한창이다.

프라다 배낭과 버버리 손지갑을 5000원에 샀다는 이상구(68.강남구 일원동)할아버지는 "처녀애들이 너무 귀여운데다 손녀들 생각이 나서 몇 개 샀다"고 활짝 웃었다.

이 학교 이재우(49.여)교사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나눈다는 것이 공부만 하던 아이들에게는 분명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라며 "오늘 못 가져나온 물건이 많아 6월 4일 장터에도 다시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1000여 석의 좌판이 촘촘히 펼쳐진 이날 장터는 모두 7만여 명의 시민이 몰려 초여름 주말 오후를 즐겼다. 특히 영화 '말아톤'의 모델인 배형진씨가 행사 협찬사인 SK텔레콤의 초청으로 방문, 조정남 부회장과 함께 30여 분간 물건을 팔기도 했다. 5주년을 맞은 인터넷 포털 마이클럽은 온라인 회원 150명을 초청했으며, 인기그룹 '동방신기'의 6개 팬클럽 회원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또 퓨전 마당극인 '다시 온 취발이'을 비롯, 동덕여대 인형극 소모임 '아기 도깨비'가 준비한 어린이 인형극, 투니버스가 마련한 애니메이션 극장도 가족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의 흥을 돋웠다. 이날 모인 기부금 285만원은 독거노인 등 어렵게 사는 어르신 돕기에 사용될 예정이다.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이번주 가게는 외국인 벼룩시장 등 열려

미국계 화장품 회사인 메리케이의 임직원들이 물품을 기증하고 매장에서 자원활동을 하는 '아름다운 하루'행사가 26일 가게 논현점에서 열린다. 28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종로구 안국동 덕성여고 체육관에서는 주한 외국대사관 직원들이 주축이 된 '외국인 벼룩시장'이 열린다. 일반인은 구입만 가능하다. 태평양에서 만든 화장품 전문점 휴플레이스는 28일 '아름다운 토요일'행사를 한다. 장소는 서울 안국점과 분당이매점 등 서울경기지역 2개 매장과 대구.부산.광주.대전의 매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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