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 정' 정세영은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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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 정'이라는 애칭이 상징하듯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산 역사였다.

현대그룹 창설자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정 명예회장은 39세에 현대자동차 초대 사장에 취임한 뒤 포니 자동차 개발과 수출을 진두진휘하면서 이후 32년간 한국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고려대와 미국 마이애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 석사를 받은 그는 영어에 능통한 경영인으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신임을 받았다.

1967년 현대자동차 초대 사장에 취임한 그는 이듬해 현대자동차 1호차인'코티나'를 생산했고, 1974년에는 국내 최초의 고유 모델인'포니'를 개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어 1976년 포니를 본격적으로 생산해 국내 최초로 에콰도르에 수출에 성공, 국내 최초로 세계시장으로 진출했다.

1981년 '포니Ⅱ'를 선보인 그는 1984년에는 국내 최초의 자동차 종합 주행장도 준공했다. 1986년에는'엑셀'을 미국으로 수출해 첫해 20여만 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1987년에는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 회장에 취임했으며 1991년 국내 최초로 독자엔진과 트랜스미션을 개발, 현대자동차의 기술 독립을 세계에 알렸다. 1997년 세계 최대의 상용차 공장인 전주공장을 건립했고 터키공장과 인도공장을 준공해 국내자동차 산업의 세계화를 이룩했다. 1999년에는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에 취임해 건설인으로 제2의 인생을 열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미국에서 폐암 치료를 받은 뒤 최근 폐렴 증세가 나타나 치료를 받아왔다. 고인은 최근 자신의 현대산업개발 지분 전량을 정 회장 등 가족들에게 매각,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했다.

주요 경력으로는 87년 전경련 부회장, 88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93년 고려대 교우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98년 한미협회 회장을 맡은바 있다. 1983년 영국 왕실로부터 명예 대영제국 훈장 '커맨더 장'을 수상했으며 1985년 금탑 산업훈장과 1987년 한국의 경영자상을 수상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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