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자동차 랜드마크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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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한전 본사 부지를 10조원에 인수하게 되면서 서울 삼성동은 자동차의 메카로 거듭나게 됐다.

현대차는 18일 한전 부지에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를 짓겠다고 밝혔다. 서울 최고 노른자위 부지에 주요 계열사 본사 사옥과 함께, 자동차 출고센터와 박물관·전시장·체험관 등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폴크스바겐 본사와 출고센터·전시관 등을 연계시킨 독일 폴브스부르크의 ‘아우토슈타트’는 연간 250만 명이 찾는 독일의 10대 관광 명소”라며 “삼성동 부지에 자동차문화 체험공간과 호텔·컨벤션센터·공연장 등을 포함시켜 서울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맞은편 코엑스의 전시기능과 현대차의 자동차 테마파크가 연계되면 한류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주요 계열사를 한 곳으로 집결시켜 업무 효율을 높이겠다는 계산도 담겨 있다. 현대차그룹의 서울 소재 30여 개 계열사(인력 1만8000여 명) 중 양재동 현대차 사옥 입주 회사는 5곳(5000명)에 불과하다. 현대차 측은 “보다 효율적인 사옥 관리를 위해서라도 컨트롤타워 기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낙찰은 무엇보다 오너인 정몽구 회장의 의지가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감정가의 세 배에 이르는 파격적 가격을 제시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는 2006년 뚝섬 삼표레미콘 부지(3만2500여㎡)에 110층짜리 사옥을 짓는 대형 프로젝트를 구상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현대차는 이번 입찰이 정 회장의 숙원 사업을 이룰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훈 기자 fili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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