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전기통신공사로 옮겨가는 기능직공무원은 서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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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체신부가 내년 1월 1일 발족을 앞둔 한국전기통신공사에 옮겨질 3만5천여명에 이르는 체신공무원들의 공사직위분류 조정을 하면서 일반직 공무원은 직위를 유리하게 조정하는 반면 이동될 직원의 절반이 넘는 기능직공무원(1만9천여명)에 대해서는 하향조정하는 「공사직원직위분류안」을 마련, 통보함으로써 기능공무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신·통신기계·전람(전람)·교환등 업무에 종사중인 기능직 공무원들은 『체신부에서의 기득권을 무시한 조정안은 받아 들일 수 없다』며 『기능직 공무원에게 적용하는 승진상한선(공사의 6급사원)만이라도 철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직원 직위분류안을 마련한 체신부 공사설립 실무작업반이 기능직 공무원들의 요구를 묵살, 곧 구성될 공사이사회에 넘겨 통과시킬 것으로 알려지자 체신노조는 28일 중에 체신부장관을 만나 이 문제를 다룰 것을 요청하는 긴급노사협의회 개최를 27일 체신부에 통보한데 이어 체신노조 각지방지부에서도 27일 긴급분회방회의를 소집, 기득권 인정과 일반직 공무원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 줄 것등을 건의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가 하면 잇따라 모임을 갖고 차별대우 조정안 철폐를 끝까지 관철시킬 움직임이다.
체신부 국·과장급으로 구성된 공사설립실무작업반(반장 이희두 보전국장)이 성안한 공사직원 직위분류안에 따르면 일반직 공무원의 경우 ▲이사관·부이사관급은 공사의 이사급에서부터 실장·국장·지사장 등으로 ▲서기관급은 본사 부장·전화국장 등으로 ▲사무관급은 본사 차장으로 ▲주사는 과장으로 ▲주사보는 계장으로 ▲서기와 서기보는 7, 8급 사원으로각각 대우토록 되어있다.
이에 반해 기능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승진 상한선을 6급사원으로 설정, 일반직 공무원의 주사대우(공사의 5급사원)도 못미치게 조정했고 이마저 전체 기능공무원의 7%밖에 6급사원으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나머지 기능공무원은 7∼9급 사원으로 대우토록 단일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다.
체신부산하 기능직 공무원은 지금까지 일반직 공무원과는 별도의 호봉제가 적용되어 근무연수에 따라 1등급에서 10등급으로 나뉘어있고 기능직 공무원이 일반직 공무원으로 전직될 경우 공무원임용령 전직 규정에 따라 기능직 6등급 이상은 일반직 주사로, 7등급은 주사보로, 8등급은 서기로, 9등급은 서기보로 각각 수평전직토록 되어있다.
기능직 공무원의 보수는 이보다 우대되어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라 1등급은 서기관급과 동등한 대우를, 3, 4등급은 사무관, 6등급은 주사, 7등급은 주사보와 동일한 보수를 받아왔다.
기능직 공무원들은 『공사의 주요 업무를 도맡을 직원은 기능직인데도 공사직위분류작업에 참여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하향조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일본의 경우 교환원·통신사마저 본사의 계장급까지 승진기회를 두고 있다』며『기능직을 많이 채용하는 공사가 기능직을 우대하지는 못하더라도 하향조정 하는 것은 「기능임국」을 내세우는 정부시책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체신부 당국자는 『현재 대부분의 기능직 공무원들을 공사의 8급사원 이하로 조정하는 방안이 마련됐으나 확정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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