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시다』 너무 콤디로 흘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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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MBC 일일연속극 『사랑항시다』는 갈수록 코믹성이 강조돼 우선 보고 즐기기엔 재미가 있긴 하지만 그 코믹성이 지나쳐 이제는 극 자체가 완전히 코미디극이 돼가는 느낌이다. 주인공들 사이에서 오고 가는 재치와 유머, 흔히 주변에서 겪을수 있는 일상적 이야기들, 이 모든 것이 극진행과 내용을 아기자기하게 하고 있지만 상황설정과 주인공의 행동이 너무 각자의 신분과는 거리감이 커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아들 셋을 가진 여의사 김혜자의 수다, 딸 셋을 가진 의사 오지명의 코미디언 같은 독백과 허풍은 극내용을 코미디쪽으로 몰고가는 것 같은 인상이다.
만일 김혜자와 오지명의 신분이 의사가 아니고, 또한 극중 장소가 병원이 아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KBS가 지난 21일 『경찰의 날 기념경축쇼』를 생방영한 것은 경찰의 떨어진 사기를 높여 주기 위해서는 좋은 기획이었으나 중계된 무대쇼가 지나치게 거칠다는 인상이었다. 특히 한 가수가 사회자의 이마를 두드리며 넘어뜨리는 장면이나 사회자가 괴성을 내는 장면등은 TV방영에는 적합치 않았던 것 같다. 이러한 점은 무대쇼를 연출한 PD가 보다 더 신경을 썼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을 느꼈다.
무대쇼를 TV로 방영할 때는 가능하면 안방극장에 알맞게 녹화, 편집해 방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MBC 『여인열전』의 「장희빈」편은 금년에만도 방송극 소재로 두 번째. 웬만한 안방극장 손님들은 소재진행을 환히 아는 내용들이다. 그 때문인지 극의 흐름에 대한 흥미가 덜한 편이다. 그런데다 현대물에서 이지적 마스크로 이미지가 박힌 이미숙양이 장희빈으로 나오는 것은 약간 의외의 배역선정인 것 같다. 앳되고 연약해 보이는 이양의 마스크에서 독살스런 장희빈의 특유한 성격이 어떻게 연출될지 기대를 해 본다. 아직까지는 그런 취약성을 이양이 연기로 보충시키지 못하고 있는 인상.
○…KBS 『1O0분쇼』 는 세계가요제를 앞둔 특집쇼 치곤 내용이 빈약했던 것 같다. 다만 중간마다 외국 가수들의 쇼장면을 테이프로 처리한 것은 쇼전체를 다양하게 해주었다. 국내가수 선정에서 보다 더 중량급 가수들을 기용했더라면, 그리고 좀 더 다이내믹한 무용을 보여주었더라면 내용의 빈약성을 면할수 있었지 않았을까. 또 가수들이 외국곡 20곡을 부른 반면 국내가요를 15곡 부른 것은 왠일일까. 좀 더 한국적 쇼가 아쉬웠던 한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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