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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강의·못질 보디빌로도 학점 딴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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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여대생이 못질·대패질·자전거 타기로 학점을 딴다. 보디빌딩·음악감상을 즐기고 증권·부동산강의에 열을 올리면 학점이 저절로 굴러 떨어진다. 「결혼과 성」 「부부심리」등 여대생을 위해 마련한 여성학에 남학생들이 몰려들고 전국의 관광지분포, 관광시장을 소개하는 관광지리학도 인기가 높다. 이 같은 대학가 이색강의는 대부분이 교양선택과목이나 일부 대학에서는 전공과목(성대유학강의)으로 필수토록 하고있으며 취미도 살리고 학점도 쉽게 딸 수 있어 수강생이 놀고있다.

<고려대>
고려대 체육관에는 남들이 열심히 교수강의에 귀기울이고 있는 동안 역기나 아령으로 몸을 다지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한 학기 32시간을 수강, 보디빌딩을 하면 1년 교양과목 2학점을 딴다.
이 같은 체육과목은 서울대와 단국대에서도 빙상·수영스키 등으로 1학점씩을 수강할 수 있다.

<연세대>
연세대의 경우 음악감상도 학점을 딸 수 있는 인기강의. 음대에서 마련한 이 감상시간은 화요일 7교시, 목요일 8·9교시 1주일에 3시간씩 3학점이 배정된 강의로 현재 3백20명이 수강하고 있다.
최신 오디오 시스템이 설비된 음대 음악감상실에서 눈감고 명곡을 들으며 1∼2시간을 보내면 학점을 딸 수 있어 인기다.
특히 보건학강의는 이성문제·배우자선택·결혼 등 1학점짜리 강의로 수강신청자는 3백40명.
연대여학생처에서 마련한 「생활과 교양」강의는 여학생을 위한 것인데도 남학생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 현재 1백50명 수강생가운데 남학생은 50명. 「여성해방론」 「한국여인상」 「결혼과 성」 「부부심리」등을 수강한 남학생들이 「여성학 입문」이나 「여성해방운동」에 관한 리포트를 제출, 학점을 딴다.

<숙대>
가장 많은 학생이 몰려든 강의는 가정대학의 「결혼과 가족관계」. 2학점짜리 자유교양선택인 이 과목은 1∼4학년 전교생가운데 1천2백명이 수강, 1개반에 1백명씩 모두 12개반에 4명의 교수가 번갈아 강의한다.
가정대의 가정공작강의는 집안에서 사용하는 의자·책상 등 간단한 가구를 설계와 학생들이 직접 톱질·태패질·못질하는 이색강의
졸업 후 결혼해서 간단한 가구는 직접 손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어 수강생이 많다.
특히 외부초청강사로 매주 3시간씩 강좌가 열리는 숙대 가정대의 3학점짜리 특강 「가정경제세미나」는 부동산·증권·세법 등을 강의한다.
숙대 문과대 이모양(21)은 『복부인이 되려느냐』는 주위의 농담에도 『증권이나 부동산은 현대여성의 필수교양』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기타대학>
성신여대 지리학과의 「관광지리학」강의는 3학점짜리 전공선택으로 전국관광지의 분포·관광자원·관광시장·관광산업구성 등을 강의, 방학 때 찾아갈 관광지를 학교에서 배운다해서 인기가 높다.
대학의 특성을 살린 강의도 이색강의의 하나. 성균관대의 유학강의가 그것. 타대학에 없는 사서삼경 강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유명한 것. <진창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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