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나면 병실 문 자동 차단 … 독일, 복도에 화재 감지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지난달 22일 일본 도쿄 세타가야(世田谷)구에 자리한 복합노인요양시설인 하쿠스이노사토(博水の<90F7>). 건물 2층에서 만난 고령자지원국 사카이 유(坂井祐) 부장이 소화전에서 호스를 꺼내 들고 사용법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이 시설의 방화관리자 5명 중 한 명이다. 사회복지시설은 법에 따라 방화관리자를 둬야 하는데 이 시설은 기준보다 많은 5명을 두고 있다.

 사카이 부장은 “ 관리자 5명은 모두 소방차를 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병실 문이 자동으로 닫힌다. 유독 가스가 들어오지 못하게 차단하고 치매 환자들이 복도에서 배회하다 화재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베란다 쪽 창문이 열려 환자들이 그쪽으로 대피한다. 평소에는 창문이 잠겨 있다. 독일의 요양시설은 화재 안전장치가 더 잘 갖춰져 있다. 지난달 15일 방문한 베를린의 복합요양시설 플레게베르트의 복도 한 쪽에는 화재 감지 현황판이 설치돼 있었다. 시설을 32개 구역으로 나눠 불이 난 구역을 알려주고 이 사실이 소방서에 자동으로 통보된다. 3분 안에 소방차가 출동한다. 병실마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 불이 나면 복도 중간중간에 유독가스 차단용 문이 닫히고 제연 설비가 작동해 연기를 빼낸다. 이 시설에서는 라이터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야간에는 간호사와 도우미가 당직을 서면서 노인환자 46명을 돌본다.

도쿄·베를린=신성식 선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