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자원의 육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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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8일은 제8회 「세계관광의 날」이다. 우리나라의 관광업자들이 관광업종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외국관광객들에 무엇을 보여줄 것이며 어떻게 대접할 것인가 하는 문제들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날이다.
정부가 관광사업을 전략업종으로 지정, 다양한 육성책을 강구하기 시작한 것도 올해로 5년째가 된다. 관광산업이 이처럼 각광의 대상이 된것은 물론 중요한 외화 획득원이 된다는 경제적 측면이 고려되어서 였지만, 내 나라의 문화·사회 및 경제발전상을 세계에 인식시키는 외교적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은 미 답지라해서 과언이 아닐만큼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개척해야할 분야가 너무도 많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금년도 외국인관광객 유치목표는 1백18만명에, 4억2천만 달러로 달성은 무난할 것 같다고 한다.
세계의 총관광객 2억8천만 명, 9백20억 달러 (80년도 세계관광기구 통계)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기는 하지만 그나마 10·26사태 후의 지난 2년에 비해서는 상당히 향상된 것으로 관광한국의 미래가 어둡지는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두말 할것도 없이 관광진흥은 정부의 관계부처나 업자들만으로 이룩되는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범국민적이고 모든 정부기구가 힘을 합쳐서 그 진흥에 힘써야할 분야인 것이다.
우리나라 관광업계가 안고있는 해묵은 과제는 우리나라 관광이미지의 개선이다. 특히 외국관광객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일본관광객들에게 주로 특징지어진 우리나라의 인상은 유감스럽게도 관광본연의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이른바「기생파티」라는 변태적 관광이 일본 관광객유치의 주된 수단이 되고 있는 현실은 아직도 크게 달라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변태관광은 당장 외화획득 면에 약간의 차질은 있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조그마한 이득 때문에 한국의 인상을 흐리는 변태관광이 묵인되는한 관광산업의 계속적인 성장은 어렵다.
흔히들 우리나라에는 관광자원이 부족하다고 걱정을 하지만 여행자의 입장에서 볼때 가장 기초적인 감정은 미지의 에 대한 호기심이다. 이를 자극할 각종홍보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각종시설에서 접객업소 종업원들의 철저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외국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비정상적인 수단이 아니더라도 외국관광객은 충분히 유치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우리나라가 일본관광객 의존도가 제일 높고 따라서 시장 다변화가 아직도 요원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외국관광객의 70%가까이를 차지하는 일본이나 대만의 관광객은 기실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 비단 시장다변화를 위해서 뿐아니라 관광진흥의 목적이 우리나라의 문화적 유산을 세계만방에 알리는 기회이기도 한점을 고려해서도 구미지역의 수준 높은 문화관광객을 유치해야할 필요성은 절실하다.
물론 여기에는 지리적으로 우리나라가 벽지라는 점이 하나의 장애요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지리적 부리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관광진흥시책과 함께 관광업소종업원·국민이 모두 혼연일체가 되어 한번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들이 다시 찾아오고 싶도록 흐뭇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일이 그것이다.
근본적으로 외국인관광객의 유치숫자가 무슨 큰 자랑거리라도 되는 양 선전자료로 떠드는 따위 고식적인 관광정책은 이제 지양할 때가 되었다.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지만 정부가 당장 할일은 내국인을 위한 관광시설을 충실화하는 일이다. 내국인의 관광수요를 우선 착실히 수용할 수 있을 때 외국관광객도 흡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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