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가꿔야 사람도 살아" - 국제임업연구기관 연합회장「발터·리제」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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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의 임목육종기술은 세계 톱 수준입니다. 현신규박사(서울대농대 명예교수)는 우리 임목관계자들이 모두 존경하는 세계적인 학자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나무 식재방법·산림경영·벌채기술등에 관해 더 연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19일 내한해 우리나라 산림현황을 돌아본 국제임업연구기관 연합회(IUFRO)회장이며 서독함부르크대학 목재생물학 교수인「발터·리제」박사(55)는 한국이 전쟁으로 황폐해진 삼림을 빠른 시일안에 푸르게 만든데 대해 경탄을 금치못하며 그 비결은 바로 뛰어난 육종기술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무를 사람에 비유한다.
『사람은 의사없이 살아갈 수 없습니다. 나무도 마찬가지로 나무의사와 보호자가 필요합니다. 나무를 심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나무를 잘 관리하는 것은 또 다른 중요한 일입니다. 한국은 심은 나무를 잘 관리하는 지혜가 더욱 필요해질겁니다』
-이번에 한국의 산림을 둘러보고 느낀점은….
『작년 봄에 1차 한국에 왔다가 임업 관계자들의 노력하는 모습과 조림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9월7일부터 17일가지 일본 경도에서 열린 IUFRO총회를 마치고 한국시찰을 주장해 내한했습니다만 역시 훌륭한 조림계획에 다시 감탄했습니다.』
국토의 7할이 산림인 한국은 현재대로 육종개발과 관리를 병행해 나가면 조림국으로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수종개량에 대해서….
『현박사같은 분이 있는데 수종개량에 충고한다는 것은 걸맞지 않습니다만 이번에 둘러보니 한국은 단일수종 대단지를 만드는데 이건 좀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잣나무단지를 크게 만드는데 만일 심한 병충해가 돌면 큰 단지를 순식간에 망칠 위험이 있습니다. 한가지 수종으로 너무 큰 단지를 만드는 것보다 여러 가지 수종을 그 지방 토질과 기후에 맞춰 심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충해방제에 대해서.
『옛날에는 약물에 의존했으나 이제는 생태학적 방법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자연계의 천적을 이용하는 추세인데 한국도 이 분야의 연구를 해야할 것입니다.』
-IUFRO는 어떤 기구입니까.
『1891년에 설립된 임업연구에 관한 국제협력기구입니다. 현재 94개국4백개 연구기관이 가입해있으며 회원은 1백70개연구 그룹으로 나뉘어져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임목육종연구소·임업시험장등 5개기관이 가입돼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나무」는 도대체 뭐냐고 물어봤다.
『나무란 지구상의 생물체중 유일하게 태양에너지를 고체화시키는 성분입니다. 산소를 만들어주고 땅의 유실을 막고 사람들에게 일할 기회와 돈버는 기회를 주고 공기를 맑게 하고 홍수를 막고….
나무는 베어도 또 자라므로 매년 계속 생산이 가능하고 특히 도시인의 생명을 연장시켜 줍니다. 그 이득은 돈으로 따질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이 날이 갈수록 임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조림책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신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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