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포 단결력 과시|미「오린지카운티」서 열린 「한국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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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로스앤젤레스지사】LA한국 커뮤니티에 버금가는 인구 5만의 한국 커뮤니티가 LA서 차편으로 한시간 거리인 디즈니랜드근처 오린지 카운티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오린지 카운티의 한국커뮤니티는 중앙일보 LA지사와 공동으로 제1회 한국의 날을 설정하고 추석 다음날인 지난 13일 대규모 시가행진을 가져 날로 증진하는 한국인의 힘을 과시했다.
오린지 카운티는 백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나 8년 전부터 미국에서 재산을 모은 교포들이 모이기 시작, 지금은 식당·태권도장·각종 상점 등 4백여 업체가 자리를 잡아 중추적인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70년대 중반 많은 월남 피난민들이 이곳에 자리잡으면서 이곳의 미국인들은 동양인 기피증을 갖게됐으나 코리언에 대해서는 계속 호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성실하고 근면한』코리언을 추켜세우며 매사에 협조를 아끼지 않는다.
이날 오린지 카운티 안에 있는 가든 그로브시 가든그로브 블러버트에서 거행된 한국의 날 퍼레이드에는 15대의 꽃차와 25대의 오픈카, 20개의 미 고등학교밴드와 한국태권도·농악대 등이 참가해 한산하던 소도시에 코리어 붐을 일으켰다.
2시간동안 퍼레이드가 진행된 4km쯤의 도로변에는 12만 시민 중 3만명이 몰렸으며 특히 농악대의 묘기에는 『원더풀!』을 연발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행사에 참가한 「조나만·캐넌」시장은 한국인 덕분에 처음으로 오픈카를 타본다며 한국의 날 행사가 매년 계속되면 가든 그로브시 최초의 전통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날 행사가 처음인데도 대성황을 거둔 것은 주최측인 타운번영회(회장 김태수·40)와 집행위원회(위원장 정호영·44)를 중심으로 교민들이 일치 단결했기 때문. 교포어린이들까지도 6천여장의 태극기와 성조기를 일일이 그릴만큼 열성이 대단했다.
타운번영회 김 회장은 이날 행사가 교민들의 사기앙양과 결속에도 큰 도움을 준 외에 미국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내년부터는 행사규모를 늘려 연례행사로 9월중 일요일을 택해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백인상류사회 및 정치모금파티에 참가할 정도로 경제적 여유를 갖게된 교민들도 이번 행사가 특히 우리민족 고유명절인 추석을 맞아 열렸기 때문에 축제분위기를 더했다고 입을 모으고 앞으로 매년 행사를 가져 한국인의 저력과 긍지를 과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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