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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 예술인교수 대거 정년퇴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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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앙대 최영림 장리석교수(서양화), 서울대 김종영교수(조각), 경희대 정봉렬교수(바이얼린),동국대 이해랑 이진순교수(연극연출), 연세대 박두진교수(시)등 올 들어 많은 중진급 예술인 교수들이 정년퇴임 해 이들 원로교수를 잃은 해당 대학의 2학기 강의실은 자못 쓸쓸하다.
지난3윌 최영림 교수의 퇴임을 필두로 7월에 마지막강의를 가졌던 박두진 교수, 8월에 캠퍼스를 떠난 김종영 교수,2학기 개강과 함께 고별인사를 한 장리석 정봉렬 이해랑 이진순 교수 등 정년교수들은 비록 법적으로는 65세가 교수생활 만기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창작활동이나 강의를 끝내야 할만큼 늙어있지 않다고 말한다.
54년 5월 경희대에서 음악이론과 바이얼린· 첼로 등 실기를 지도해온 이래 26년만에 학교를 떠난 정봉렬 교수는 그 동안 계획했던 발표회를 서둘러 갖겠다고.
퇴임 후에도 집에서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온 안영림 교수는 퇴임직후 선화랑에서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제자들이 좋은 작품을 냈다는 소식을 들을 때가 가장 기쁘다고 말하는 최화백은 앞으로 여행을 통해 작품세계를 넓히겠다고.
20일 서독에서 열리는 「한독미술교류전」에 작품을 보냈으며 초대작가로서 국전에 낼
작품, 11월 예정인 「구상전」 작품준비등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있다.
퇴임 후 공로훈장 석류장을 받은 장리석 교수는 이제부터 자유인이 되어 어촌·농촌 등으로 훨훨 날아가 해녀· 농부 등 한국의 자연을 마음껏 그리겠다고 말한다.
가까운 시기에 열 한국자연풍경을 주제로 한 예술전을 준비하느라고 바쁘며 1주일에 한번씩 대학에 나가 실기지도를 한다.
교단생활 33년만에 대학을 떠난 김종영 교수는 후배양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요즘도 서울대 대학원에 나가 조형실기를 지도하고있다.
특히 동국대학 연극영화과는 두분 연출지도 교수를 보내 더욱 허전하다.
이해랑 교수는 68년 동국대에 몸담은 후 9, 10대 국회의원 때 잠시 떠났다가 77년 다시 귀임, 통산 15년만에 정년으로 물러났다. 이진순 교수는 서라벌예대에서 강의 10년, 동국대에서 10년 모두 20년만에 교단과 이별했다.
『연극을 배우는 것은 인생을 배우는 것』 이라고 말하는 이해랑 교수는 앞으로 연기자를 위한 훈련연수기관을 만들 예정이며 1년에 한편쯤은 직접 작품을 맡아 연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퇴임이후 극단 「광장」 에 주역하고 있는 이진정 교수는 그 동안 바빴던 생활을 차분히 정리하고 이제부터는 모든 생활을 무대 위에 집약시켜 보겠다고 밝힌다.
동국대·경희대의 대학원에 출강해 강의하면서 중견연출가 배출에 힘쓰고 있다.
「광장」 이 내년에 공연할 6편의 작품 중 2편의 연출을 맡았으며 내년도 출간예정으로 수필집과 연출론을 집필중이다. 시인 박두진 교수는 이번 학기부터 단국대와 연세대 대학원에 초빙교수로 출강을 시작했다.
창작활동은 오히려 더욱 활발해져 12월부터는 연작시를 발표할 예정이며, 80년까지 냈던 작품들을 모아『박두진전집』 12권을 착수했다. 이 전집은 시집5권, 산문5권, 시론2권으로 돼있다.

<안길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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