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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대 1골-1도움'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말레이시아 3-0 격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이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김승대(23·포항)가 1골-1도움을 올리며 해결사 역할을 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은 19일이지만, 축구는 일정상 14일부터 먼저 시작됐다. 한국은 이날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축구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3-0으로 꺾었다. 임창우(22·대전)와 김신욱(26·울산), 김승대가 릴레이 골을 넣었다.

한국 축구는 아시안게임에서 1986년 대회 이후 금맥이 끊겼다. 약팀들 밀집 수비에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회 최고 성적이 1962년과 1974년 동메달인 말레이시아도 한 수 아래 전력이다.

경기 전 옹 킴 스위 말레이시아 감독은 "망신만 당하지 않고, 흉하지 않은 결과로 노력하는 것이 한국전 옳은 접근 법"이라며 수비 위주 경기를 예고했다. 반면 이광종 한국 감독은 "골이 나지 않은 상황까지 가상하고 훈련했다"고 융단폭격을 예고했다. 조 1위 16강행을 위해 다득점 승리를 노렸다.

한국은 초반 198㎝ 장신 원톱 공격수 김신욱을 앞세운 고공 플레이를 펼쳤다. 말레이시아는 골키퍼 신장이 175㎝고, 베스트11 평균 키 역시 174.5㎝에 불과했다. 대표팀 유일한 2부리그(K리그 클래식) 선수인 임창우가 전반 27분 안용우(전남)의 코너킥을 방향 바꾸는 절묘한 헤딩슛으로 선제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후반 중반까지 신장 차이는 컸지만, 경기력 차이는 크지 않았다. 한국의 단조로운 고공 축구는 말레이시아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해법은 발 밑이었고, 해결사는 김승대였다. 김신욱이 후반 27분 김승대의 리턴패스를 주고 받아 머리가 아닌 왼발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김승대는 9분 뒤 드리블 돌파로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쐐기골까지 뽑아냈다. 답답해하던 3만8500명 관중들은 열광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김승대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 후 연습경기 포함 4경기 모두 골을 터트렸다. 김승대는 올 시즌 K리그에서 8골-6도움을 기록하며 포항의 2위를 이끌고 있다. 경기 후 김승대는 "대회 전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최고일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말레이시아 감독은 "한국을 따라 가려면 멀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광종 감독은 "첫 경기라 선수들 몸이 무거웠다. 3골 넣었지만 내용은 100% 만족하지 못한다"며 "전반에 조직적인 움직임이 미흡했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한국과 같은 조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라오스를 3-0으로 꺾었다. 한국은 17일 안산에서 사우디와 2차전을 치른다. 이 감독은 "사우디는 말레이시아와 수준이 비슷할 것 같다. 수비에 중점을 두고 플레이할 것 같다. 밀집수비를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인천=박린 기자 rpark7@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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