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금본위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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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달러가 강해져야 한다는「레이건」대통령의 신념은 금본위제도의 복활까지 검토하게 됐다.
금본위제도는 무폐 가치가 금의 가치에 결부되어 있는 화폐제도다. 다시 말해 화폐가 금값처럼 비교적 안정된 상태에 있어야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제도다.
71년 8월15일 「닉슨」대통령은 치솟는 금값에 비해 떨어지기만 하는 달러값의 괴리현상을 막고자 달러의 금태환을 정지시켰다. 이른바 경제적 「닉슨·쇼크」다. 41년 동안 지속해온 미국의 금본위제도는 이래서 폐지되었다.
당시 미국의 달러는 금1온스에 35달러로 링크돼 왔었다.
「닉슨」의 달러방위조치이후 10년만에 다시「레이건」이 금본위제도로의 복귀를 검토하게 된 것은 한마디로 앞날의 미국경제와 달러화의 안정에 자신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달러는 올 들어 일본 엔대에 대해 14%의 상승을 나타낸 것을 비롯해서 서독 마르크화에 27%, 이탈리아 리라에 33%, 프랑스 프랑에 대해서도 40%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예를 들어 71년에 1달러로 3·5마르크를 바꿀 수 있었던 것이 79년엔 1·7마르크까지 떨어졌다가 「레이건」의 등장이후 2마르크선으로 접근하고 있다.
미국의 물가상승율도 작년엔 12·4% 올랐으나 금년엔 9%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 물가하낙의 절반은 달러화의 강세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경화가 얼마나 경제의 탄탄한 성장에 도용이 되는가를 보여주는 일면이다.
「레이건」의 강세정책에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래퍼」곡선으로 유명한 「아더· 래퍼」 교수 (남캘리포니아대)는 최근 미국 CNA보험회사 연례중역회의에서 만일 달러화의 가치가 금처럼 높을 경우 금값은 폭락할 것이고 미국 통화체제의 질은 그만큼 강화될 것이라고 예언하며 금본위에의 복귀를 주장했다.
그러나 금본위제도로의 복귀는 우선 자국의 생산량이 많아야하는 난점이 있다. 「닉슨」이 폐지한 금지금본위제도 (Gold Bullion Standard)는 국내 태환은 금 증권으로 대신하지만 대외지불에 대해서는 무제한 수출입이 허용됐던 제도다. 이제 금존비가 남아연방이나 소련등 정치적 상황이 예측을 불허하는 나라의 손에 좌우되는 상황에서 금본위로의 복기는 모험이 따른다는 견해가 아직은 우세하다. 아울러 국제 금투기의 재연에 과연 달러가 효과적인 방어를 할 수 있느냐도 문제다.
또한 달러를 금1온스의 어떤 수준에 링크시키느냐도 문제다. 금값은 한때 8백달러선까지 치솟았다가 지금 4백달러 선에 안정돼 있다고는 하나 최근 폴란드·앙골라 사태로 4백50달러선까지 다시 치솟는 불안정한 면이 있다.
그러나 「레이건」이 「금위원회」까지 임명한 것을 보면 그의 구상은 어느 정도 성숙되어가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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