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유동성 극복 '난기류'…워크아웃 가능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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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영기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업계 25위(시공능력 순위) 동부건설이 최대 고비를 맞았다. 자회사인 동부발전당진 매각이 무산되면서 채권 상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기 때문.

동부건설은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동부발전당진을 인수하기로 본계약을 체결한 삼탄이 거래종결 예정일인 이달 5일까지 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동부발전당진은 총 1160MW 규모의 국내 최초 민간 석탄화력발전소다.

동부건설은 지난달 8일 삼탄에 동부발전당진 지분 60%를 2700억원에 팔기로 계약을 맺었으나 삼탄은 계약금 270억원만 내고
잔금(2430억원)은 내지 않았다. 송전선로 사용 여부를 둘러싼 혼선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당초 동부건설은 매각 대금으로 산업은행 브릿지론(2000억원)을 갚고 남은 자금으로 이달 29일 만기 회사채를 막을 계획이었다. 동부건설은
9월 500억원, 11월 844억원 등 연내 총 1344억원의 채권이 만기도래를 앞두고 있다.

동부건설 "회사채 막는데 무리 없어"

이런 가운데 동부발전당진 매각 작업이 무산되면서 유동성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 류승협 연구위원은  "예정됐던 매각 대금 유입이 이뤄지지 않아 회사채 상환에 필요한 유동성 확보의 불확실성이 급증했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전날 동부건설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B+에서 B-로 두 단계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동부건설 측은 자체 보유 자금과 동부하이텍 지분(10.21%) 매각, 매출채권 유동화 작업 등 자금조달 계획으로 회사채 상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동부하이텍은 현재 실사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 SMIC·인도 HSMC 등 외국 반도체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동부하이텍 지분 매각이 막바지인 데다 경기도 오산시 일대에 보유 중인 부동산 매각도 진행 중"이라며 "자금조달 계획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면 당장 만기를 앞둔 500억원을 비롯해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막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산 매각 무산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해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워크아웃 추진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사모투자펀드(PEF)를 조성해 동부발전당진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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