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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하버드 대학|강의는 거의가 토론식…영어 서툴러 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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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하버드는 미국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이며 세계 최대의 권위를 자랑하는 대학의 하나다.
1636년 젊은 시골목사 「존·하버드」 가 기증한 4백권의 책과 7백 파운드의 돈으로 단 1명의 교수를 채용해서 출발한 하버드는 3백 45년의 세월을 지내면서 지금은 6천명의 교수에 총2만4천명의 각급 학생을 포용하는 방대한 규모로 변했다.

<토론이 학점의 7o%>
보스턴에서 찰즈 강을 건너 인구 10만명 정도의 게임 브리지에 있는 하버드 스퀘어에 다다르면 묻지 않아도 바로 여기가 유명한 하버드대가 있는 곳이라는 점을 직감할 수 있다.
워낙 오래된 대학촌이라서 길거리는 좁고 각종 공사 때문에 소음이 그칠 날이 없지만 교정 안으로 한 발짝만 들어가면 이곳이 5명의 미국대통령을 탄생시키고 전 세계의 학생들이 동경하는 하버드라는 실감이 금방 날 정도로 학교분위기가 엄숙하다.
하버드는 입학초기부터가 까다롭기로 소문이나 있다. 지난 10여 년 간 대학 신입생 모집정원은 평균1천6백명이었는데 지원자는 매년 1만5천 여명을 상회, 약 10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말이 10대1이지 전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우등생끼리의 경쟁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입학 자체가 하늘의 별따기와 다름없다.
대학이건 대학원이건 간에 하버드의 교육방식 중 가장 특이한 것은 교수가 학생에게 가리키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교수와 학생들 상호간의 토론을 통한 공부가 50%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상과대학의 경우는 토론시간의 비중이 총장의 시간의 70% 이상이나 차지하며 토론성적이 전? 학점의 절반이장을 좌우하고 있을 점도다.·
영어가 모국어인 미국 학생들조차 토론의 기술을 터득하느라고 무진 애를 쓰고있는데 한국학생의 경우는 그보다 3∼4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수한 한국인 탄생>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후 하버드대학원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K군은 『지난 3년간 영어 때문에 고생한걸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고 했다.
이 학생은『서울에서는 원서도 꽤 읽었고 신문·잡지도 어지간히 볼 줄 안다고 자부했었다.」면서 그러나 막상 미국학생들 틈에 끼어서 전력을 겨루자니 엄청난 역부족을 느낀 나머지 좌절감과 싸운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고 했다.
K군은 『특히 책이나 논문을 읽고 이해하는 것은 그럭저럭 적응됐으나 토론시간에 의사를 조리 있게 표현하는데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소비됐다』면서 앞으로 미국유학을 하려는 사람은 가능하면 한국에서 외국인들과 어울리며 입과 귀를 우선 뚫고 비행기롤 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특히 어학의 경우는 2주일마다 한번씩 시험이 있을 정도로 압력이 대단하다.
현재 하버드엔 대학에 방문, 대학원에 40명, 기타 각종 연구기관에 와있는 사람까지 약 2백명의 한국계 학생이 재학중이다.
인디애나의 퍼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딴 후 하버드에서 펠로(특별연구원)로 있는 강재효씨 (3O)는 『한국학생들은 대부분 억척스럽게 난관을 극복하고 공부에 열중하기 때문에 성적들이 비교적 우수한 편』이라고 말하고 성적이 우수하면 각종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문호가 넓게 개방돼있다고 했다. 강씨는 아이비리그에는 미국 안의 다른 대학에서 1∼2년간 공부하다 입학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이 학교 출신으로는 김경원(정치학박사/동자부 기획관리실장)·김용덕(경제학박사·동자부기획관리실장)씨 등이 관계에서 활약하고 있고 학계 쪽을 보면 함병춘(법학박사·연대) · 강구진 (법학박사·서울대)·백악청(문학박사)·안휘준(철학박사·한국정신문화연구원)·박을용(경제학박사·KDI수석연구원)·이인호(철학박사·서울대)·김여수(철학박사·서울대) ·조형(사회학박사·이대)·김용덕(철학박사·서울대)교수 등이 실업계에는·미주산업 박은태 회장(포스터닥티과정)등이 있다.

<장학금 만 달러까지>
하버드의 1년간 학비는 등록금 6천 달러에 기숙사 및 학교경비 4천50달러 등 도합 1만인달러점도.
하버드는 1년 평균 졸업생과 각계 독지가들로부터 1천2백만 달러의 기부금을 받고 별도로 5백만 달러의 대부금을 받고있어 장학제도가 괜찮은 편이다.
1백 개가 넘는 학생 단체의 65%가 재정지원을 받는가하면 우수한 학생에겐 등록금 및 기 숙사비를 모두 포함해 1만 달러까지 장학금이 지급되기도 한다.
그러나 외국학생들에겐 장학금지급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
학교생활은 대부분 기숙사생활을 원칙으로 한다. 대학신입생은 1년 동안 의무적으로 학교에서 지정한 기숙사에서 살아야하며 2∼3학년이 되면 그룹을 지어 집을 구해 나아간다.
미국 대학 중 가장 크며 세계 3대 도서관의 하나인 하버드대도서관은 이학교의 위용을 그대로 보여준다.
1638년에 세워진 하버드도서관에는 현재 1천만권 이상의 장서가 있으며 도서관직원만 1천명, 1년간에 유지비는 2천만 달러가 넘는 방대한 규모다. 유명한 엔칭 도서관엔 한국의 족보까지 보관돼있으며 2O세기초까지 무려 40년간 하버드총장을 지낸 「찰즈·엘리어트」 의 노력으로 학교가 급격히 성장, 교내엔 박물관 9개, 실험실50개, 각종도서관 95개소가 있다. <김건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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