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교과서 "바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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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수류탄 세 개에 칼라슈니코프 소총 네 자루를 더하면 얼마가 되는가." 이라크 초등학교 교과서에 따르면 정답은 "이교도인 적을 죽이는 일곱 가지 방법"이 된다.

미국의 abc방송과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2일 미국 정부가 사담 후세인 정권을 미화하며 미국 등 서방국가에 대해서는 적대감을 심어주는 이라크 초.중등학교 교과서에 대한 전면 개편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미 행정부가 최근 미국 내 한 민간 자문업체와 계약을 하고 새 교과서 제작에 필요한 이라크의 기존 교과과정 분석 작업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교과서 개편을 주도하는 미국의 국제개발처(USAID) 관계자는 "개편 목적은 증오감을 심어주거나 바트당 독재를 옹호하는 내용을 삭제해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교과서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후세인 정권의 반체제 인사들조차 미국 주도의 교과서 개편은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미국적인 세계관을 심어주려는 시도라며 반대하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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