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연탄시대」끝나|올들어서만 30%이상 오른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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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경기가 좀 풀린다고 기대하고 있는터에 탄가가 인상됐다. 동자부는 인상폭도 비교적 낮고 시기도 비수기인 하한기라고 둘러대고 있으나 실제 연탄과 석탄을 쓰는 가정과 공장은 결코 가벼운 마음일수없다.
이미 지난4월 20% 올랐으므로 이번인상을 합치면 실제 금년도의 인상률은 30%가 넘고 79년4월 인상과 비교하면 2년4개월사이에 80% 오른셈이다.
더구나 79년이후의 유가인상으로 많은 가정이 기름보일러를 연탄보일러로 바꾸었다. 연료비를 조금이라도 싸게 하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이제는 연탄값마저 사정없이 올라 서민층 가계에 주름살이 끼게됐다.
하루에 6장의 소형연탄을 쓰는 집이라면 한달에 2천2백원의 추가부담이 생기고 하루에 4·5kg짜리 중형탄 6개로 보일러를 켜는 집은 한달에 5천2백원이 더 든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제 값싼연탄의 시대는 지나고「고탄가시대」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정부는 사북사태이후 이미 탄가는 현실화돼야한다는 방침을 굳혔고 이에따라 석탄·연탄값을 크게 올리고 있다.
이것은 물가와 사회적여건에 짓눌려 적정선이하에서 맴돌던 탄가를 현실화해 석탄산업을 정상화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탄가인상발표를 하면서도 박동자부장관은 석탄산업육성방안의 제1조를「가격정책을 통한 석탄산업의 적정이윤 보강」으로 표현했다. 앞으로도 석탄값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서 석탄산업이 기업으로 타산이 맞게 해준다는 뜻이다. 이는 곧 소비자의 희생을 의미하게 된다.
특히 연간 약5백억원이 넘는 탄광업체 보조금을 대폭 줄이고 지원제도를 정비한다는 방침인데 이렇게 하기위해선 탄가의 계속적인 인상이 불가피하다. 점차 탄가의 자유화방향으로 나가고 있는것이다.
그러나 석탄산업위주의 탄정을 펼 경우 소비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가중될 것은 뻔한데 이에대한 대책도 문제가 아닐수 없다. 또 대표적인 적자국영기업체라는 오명을 갖고있는 석공도 계속 문제로 남아있다.
석공은 면세대상에 정부의 엄청난 지원을 받으면서도 80년 한햇동안 26억원의 적자를 보고 누적된것까지 합치면 2백67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매년 탄가조정때마다 석공의 손익분기점을 기준으로 삼고있는데도 이처럼 적자를 면치 못하는데 대해 국민들은 이해하기 힘든것이다.
동자부가 4월인상때 8월 재인상을 흘려 그동안 사재기가 성행, 비축은 상당히 이루어진것이 사실이다. 이때문에 올겨울의 연탄부족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듯하다.
동자부통계에 의하면 올들어 1천8백84만t의 석탄이 생산돼 지난해보다 12% 증가했으며 저탄도 6백93만t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동자부는 가격인상을 예시함으로써 탄광에서 석탄을 많이 캤으며 연탄공장도 탄을 많이 찍고 소비자들은 사전사재기를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번 인상의 방향이 소비자들의 부담증대를 바탕으로 한 석탄산업육성에 주안점이 두어진만큼 물량에 관계없이 소비자의 어깨가 무거워진 것은 사실이다.
이번을 계기로 정부뿐아니라 탄광업계자신도 경영정상화에 힘을 기울여 다음번의 가격인상폭을 줄여야 할것이다.

<신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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