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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만능 키' 기성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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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2패의 참담한 성적을 거뒀던 한국 축구가 남미와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다시 일어설 기회를 잡았다. ‘만능 열쇠’ 기성용(25·스완지시티·사진)이 ‘전술의 키(key)’로 떠올랐다.

 한국은 8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우루과이에 0-1로 아깝게 졌다. 지난 5일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 공격적인 4-1-2-3 포메이션으로 3-1 승리를 거뒀던 신태용(44) 코치는 이날 수비에 치중하는 3-1-3-3 포메이션 전술을 펼쳤다. 지난 5일 일본이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강한 전방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0-2 완패를 당했던 경기를 비디오로 분석한 신 코치의 새로운 실험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을 최후방 스리백 ‘3’ 중 가운데에 기용하는 파격 전술이었다.

 골키퍼 바로 앞에 깊숙이 포진한 기성용은 지난해 이적료 1000억원에 파리생제르맹(프랑스)에 입단한 특급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27)를 꽁꽁 묶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패스 성공률 1위에 오르기도 했던 기성용은 농구의 포인트 가드처럼 볼배급을 전담했다. 후반 19분엔 45m 짜리 롱패스로 손흥민(22·레버쿠젠)에게 골키퍼 1대1 찬스를 만들어줬다.

 중앙 미드필더에 이어 후반 막판엔 센터 포워드로 ‘3단 변신’한 기성용은 후반 41분엔 위협적인 헤딩슛으로 우루과이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골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만능 플레이어 기성용의 위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이날 입국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 본 울리 슈틸리케(60·독일) 신임 감독은 “기성용은 아주 좋은 선수다”고 칭찬했 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우루과이 전을 지켜본 뒤에는 “한 경기에서 졌다고 끝이 아니다. 한국은 월드컵에 8회 연속 출전한 살아있는 팀이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다음달 두차례 평가전을 직접 지휘한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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