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대학생 연합회, 백제 문화권 유적 순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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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학생들의 새로운 학생 운동의 하나로 「문화 도적 순례 행진」이 등장, 주목을 끌고 있다.
여름방학 중 야영을 하면서 자기 고장의 문화재들을 도보 행진으로 샅샅이 찾아본 대학생 문화 유적 순례 행진의 대표적인 예는 1주일간 (8월1∼7일) 백제 문화권을 답사한 충남 부여 대학생 연합회-.
90여명의 남녀 부여군내 대학생들은 백제 사적 연구회 (회장 임병고)와 부여 중·고등 동문회의 후원을 받아 사비조 (72명), 소부리조 (20명)로 나누어 고향의 문화 유적들을 답사, 애향심을 키우면서 유구한 문화 전통에 대한 뜨거운 긍지를 느꼈다.
삼복 더위지만 텐트·버너·식량 및 부식 등을 넣은 무거운 배낭을 지고 한낮의 폭염에도 지칠 줄 모르는 채 강행군하는 젊은 남녀 대학생들-.
저녁 시간이 되면 그날의 답사에 대한 토론회를 갖고 모닥불에 쑥을 피워 모기를 쫓으며 친선 레크리에이션을 갖기도 했다.
이들의 문화 유적 행군 답사는 참가비 2천원 이외에 비용이라고는 한푼도 안 들었고 국민학교 시절 거듭된 소풍 코스로 진절머리를 내던 유적지의 문화재를 이제는 성년답게 새로이, 인식하면서 소지한 필기도구로 나름대로의 새로운 관찰을 기록했다.
부여∼공주∼익산∼성주사지 (대천) ∼금산사 등을 답사한 부여 대학생 연합회 회원들은 성주사지에서 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석등대석」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방학을 이용한 지역 사회 대학생들의 이 같은 문화 유적 답사는 하나의 새로운 수련 형태로 학부모나 지역 주민들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어 앞으로 크게 유행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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