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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이 강경부른 「노사대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해설>【워싱턴=김건진 특파원】 지난 3일부터 처우개선을 내걸고 시작된 미항공관제사들(공무원 신분)의 파업은 노조측과 행정당국간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채 팽팽히 맞서 하늘의 발이 위태위태할 지경이다.
미국직업항공 관제사기구(PATCO)의 노조원들은 애초 행정부가 제시한 2천3백 달러의 연봉인상안(연재 연봉평균 3만3천 달러)을 거부하고 1만 달러의 인상안과 근무시간을 현행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단축해달라는 조건을 내걸고 행정부 측과 협상에 임했다.
「레이건」 미대통령은 관제사노조가 법으로 파업이 금지된 공무원 노조이고 또 자신의 취임 후 맞는 것 노동쟁의에서 굴복할 경우 또 다른 파업사태가 잇따를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강경하게 맞서고있어 원만한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공무원들은 노조 결성권은 있으나 파업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관제사들도 연방정부에 고용될 때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했기 때문에 이번 관제사 파업은 불법이다. 미공무원들이 파업할 경우 해고 또는 1년 징역에 1천 달러의 벌금형을 받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관제사들은 그들의 업무가 긴장의 연속이어서 근무조건이 개선되지 앉고는 안전비행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비록 불법이긴 하지만 그들의 요구조건을 관철시키기로 했다.
공무원 노조로서는 첫 파업인 이 관제사들의 실력행사에 대해 「레이건」대통령은 1차로 한국시간 6일0시까지 파업을 끝내고 일터에 복귀하지 않는 한 전원해고와 구속까지 불사한다는 최후통첩을 내렸다. 1만5천5백 명의 노조원가운데 이 파업에 가담하고있는 l만3천명은 겨우 3%인4백 명 정도가 「레이건」의 명령에 따랐을 뿐 나머지는 해고 또는 구속까지 받아들이겠다는 자세이며, 그들의 파업을 성원하겠다는 영국 등지의 동료들의 성원을 받고있다.
행정부는 그래서 1차로 9백59명에 대한 해고조치와 파업주동자 17명의 구속조치를 하는 한편 나머지 인원도 전원해임 할 강경 자세인데 미국시민들도 법을 어기고 또 그럼으로써 자신들의 피서계획까지 엉망으로 만든 관제사들의 파업에 비난을 퍼붓고 「레이건」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지도자들은「레이건」의 강경 조치가 노조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고 크게 우려하고 있는데 백악관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부 정치평론가들은 「레이건」 대통령이 이 싸움에서 이길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해도 상처투성이여서 특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노조세력과는 반대하는 결과를 가져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관제사의 파업으로 미국전체의 비행이 마비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간부 관제사와 파업불참의 일부 관제사 그리고 군 관재사들의 근무로 하루 1만4천 회의 비행 중 75%정도는 운행되고 있다. 관제사들의 파업으로 철도와 장거리 고속버스회사가 어부지리를 얻어 일부고속버스회사들은 승객이 50%정도 늘어났다고 환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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