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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격만 옹 -변호사(82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아직 몸은 자신 있어요.』
변호사 한격만 옹(82·전 검찰총장)은 빠진 이도 없고 안경 없이도 책을 볼 정도로 아직 정정하다.
한옹의 독특한 생활습관은 점심·저녁 때 드는 반주. 전형적인 애주가다. 『술은 식사 때 반주로 몇 잔을 꼭해요. 대신 평상시에 절대로 과음은 안 하지….』
60여년 동안 반주하는 습관을 지켜왔다는 한옹은 8년 전부터는 소주만 들고있다.
저녁반주 때는 l시간에 걸쳐 음미하듯 술을 들어 식욕을 돕는다. 『저녁반주를 하면 잠이 잘 와요. 매일 밤10시면 잠자리에 들어 9시간은 잡니다.』
한 옹은 2년 전에 자녀들의 권유로 변호사일에서 손을 뗐지만 몸의 리듬을 위해 직장에 나가는 것과 같은 규칙적인 생활을 계속하고있다.
출근시간은 상오11시. 소식주의 식사에 따라 아침은 우유 1컵에 꿀을 타 먹은 후 집을 나선다. 가는 곳은 인근에 골프장.
『나이 들어 움직이지 않으면 몸이 굳어요. 그래서 억지로라도 운동 삼아 골프를 칩니다.』 30분 정도 골프채를 휘두르다보면 몸이 거뜬해 진다고.
실내골프장을 나오면 친구들과 근처 설렁탕·냉면 집에 가 간단히 점심을 한다. 그러고는 단골 기원으로 간다.
한옹의 바둑은 2급이지만 두는 것보다는 보는 것을 좋아한다.
『바둑을 두면 나이가 들어서인지 골치가 아파요. 그래 두 판 이상은 안 두지.』 이러다 보면 시간은 하오5시30분쯤 된다. 이때가 말하자면 퇴근시간에 해당된다.
이렇게 규칙적으로 출·퇴근시간을 지키면 은퇴해도 손에서 일을 놓지 않은 기분을 준다는 게 한옹의 말이다. 『집에 오면 또 피부마찰을 합니다. 여름에는 냉수마찰, 겨울에는 온수마찰을 하지요. 피부에 자극을 주면 몸을 긴장시켜 줘 좋은 것 같아요.』 피부마찰을 끝낸 후 정원에 나가 30분간 체조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 일과. 그러면 몸이 훈훈해지고 생기가 돈다는 것이다.
『되도록 신경을 안 쓰고 조용히 관조하는 것이 노인에게는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음이 편해야 몸도 편하지요.』
정원에는 물방울을 머금은 분홍색 무궁화 꽃이 만발해 그의 젊은 기분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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