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밝고 어두운 면을 함께 사랑|영혼의 문제를 계속 쓰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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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외수씨는 순수한 영혼과 인간다운 사랑을 그리는 작가다. 그는 일상의 최면 속에 빠져서 기계처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영혼을 불태움으로써 마음의 충만을 찾을 수 있는 경지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고 싶어한다.
생의 밝고 아름다운 부분만 아니라 불행·절망·슬픔도, 사랑하는 진정한 애정이 무엇인가도 전하려한다.
75년「세대」지에『훈장』으로 신인문학상을 받고 데뷔하여『꿈꾸는 식물』『겨울나기』등을 내놓은 이씨는 이같은 인간 내면의 탐구로 우리문단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간적이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인간과 비슷하다는 말이겠는데 뒤집어 본다면 그만큼 인간들이 비인간적으로 되었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 되겠지요.』
인간다운 품위를 지니고 살지 못하게 좌절시키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을 극복하는 같은 무엇인가가 그의 명제가 된다.
『마음을 잊어버린 것, 그래서 비윤리적으로 되고 동물적 폭력이 횡행하는 것, 그리고 생활의 필요에서만 생기는 애정이 범람하는 것…이런 것들이 인문을 좌절시킵니다.』
그는 거기서 현실 부정적 상상력이라는 그 특유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순수지성, 진정한 애정, 불타는 아름다운 영혼을 추구한다.
그의 주인공은 현실과 직접 대결하지 않고 이를 초월하려고 한다. 이것은 얼핏 종교적인 세계를 연상시키지만 그렇지 않다. 인간으로서 가장 순수한 영혼의 상태를 구하고 피안의 세계나 영혼의 구원을 원치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계속 영혼의 문제를 다루는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현대인은 문명에 대한 맹신 때문에 자신을 잊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소설은 스토리중심보다는 묘사가 앞서야하는데 어렵군요.』
이씨는 자신의 문학에 대해『어느 시대 어느 작가의 작품이라도 작가가 자기작품에 충실하고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현실을 이야기한 것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소설가로서의「현실을 이야기해야 하는 의무」를 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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