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대전료 레너드-헌즈 전 최대의 흥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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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미국의 흑인 복서「슈거·레이·레너드」와「토머스·헌즈」의 "세기의 대결" 은 프로복싱 사상 최고의 대전료 및 최대의 흥행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빅 이벤트는 같은 웰터급인 두 복서가 지난 6월26일 장소가 같은 휴스턴에서 가진 타이틀전에서 모두 KO승을 기록함으로써 경기 전 약속대로 오는 9월16일 라스베가스에서 통합 챔피언 전을 벌이자고 합의, 성사가 된 것이다.
WBC챔피언인「레너드」는 한 체급을 올려 주니어 미들급 챔피언인「아유브·칼룰레」(우간다)에게 9회 KO승을 거둬 2개 체급 타이틀을 동시에 보유했고, 또 WBA 왕자인「헌즈」는「파블로·바에스」(도미니카)의 도전을 받아 4회 KO로 가볍게 이겨 3차 방어에 성공했다.
오는 9월의 대결에서「레너드」는 대전료로 무려 9백만 달러(약 63억원),「헌즈」는 5백만 달러(약35억원)를 각각 보장받고 있다. 따라서 이 타이틀전은 입장료·TV 중계료 등 총3천만 달러(약2백10억원)에 이르는 미증유의 흥행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 타이틀전은 지난해「헌즈」에게 2회 KO패로 타이틀을 뺏긴「호세·쿠에바스」(멕시코)측이 "「레너드」는「쿠에바스」의 도전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 아직 미묘한 상태에 있다. 이제까지 프로복싱 사상 최고의 대전료는「레너드」가 지난해 6월 몬트리올에서 가진「로베르토·두란」과의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차지한 8백만 달러(약56억원). 또 헤비급의「알리」도 지난 75년 10월 마닐라에서 벌인「조·프레이저」와의 대전에서 받은 6백만 달러의 대전료가 최고액수였다.
키 1m78㎝로 25세인「레너드」는 몬트리올 올림픽 라이트 웰터급 금메달리스트.「레너드」의 본명은 흑인 장님가수「레이·찰즈」로부터 따낸「레이·찰즈·레너드」이며「슈거·레이·레너드」는 복싱에 입문하면서 40년대 불멸의 복서인「슈거·레이·로빈슨」의 이름에서 링네임으로 개명한 것이다.
「레너드」는 7형제 중 다섯째인데 형과 동생들이 모두 주니어 미들급 세계랭커인 복싱 가족이다.
14세 때 권투를 시작, 20세 때인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까지 1백45승(75KO)5패를 기록했다. 농구·육상단거리 등 스포츠 만능인「레너드」는 올림픽 우승으로 복싱을 그만두고 대학에 들어갈 준비를 했었다. 그러나 대가족의 가계를 이끌어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금을 받고 77년 2월 프로에 데뷔했다.
매니저가「알리」를 키워낸 유명한「앤젤로·던디」다. 프로 데뷔전에서「루이스·베거」에게 6회 판정승을 거뒀는데 5만 달러라는 파격적 대전료를 받았다.
79년 11월30일 챔피언「윌프레도·베니테스」(현 WBC 슈퍼웰터급 챔피언)를 누르고 드디어 세계왕좌에 올랐다.
한편 1m89㎝의 장신인「토머스·헌즈」(23)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출신으로 일명「토미·헌즈」로도 불린다.
"저격자" 또는 "자동차 도시의 코브라"라는 별명을 듣는「헌즈」는 10세 때 권투를 시작, 15세 때 크롱크스 체육관에서 맞이한 트레이너가 현재까지 8년 간 생사고락을 같이하고 있는「이마누엘·스튜어트」다.
매니저를 겸하고있는「스튜어트」는 오영호를 KO로 누른 전 WBC 라이트급 챔피언「힐머·켄티」의 매니저도 겸하고있다. 17세 때인 76년「헌즈」는 AAU(전미 체육회)대회 라이트급 결승에서「에런·프라이어」(현 WBA 주니어 웰터급 챔피언)에게, 또 골든 글러브 대회에선「하워드·데이비스」(현 WBC 라이트급 5위)에게 각각 판정패, 몬트리올 올림픽 대표로 뽑히지 못했다.
77년엔 주니어 웰터급으로 한 체급 올린 뒤 AAU 골든 글러브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독무대를 이루며 이해 최우수 복서가 됐다.「헌즈」는 이해 한국도 출전한 인도네시아 대통령 컵 대회에 참가하여 결승에서 인도네시아 선수에게 텃세 때문에 3-2로 판정패했다.
77년 11월 1백55승(12KO)8패의 아마 전적을 안고 프로에 데뷔했다.「스튜어트」매니저는「헌즈」의 상대로 약한 복서만을 골라 KO로 연승가도를 달리게 했다. 점점 파워에 자신이 붙은「헌즈」는 80년 8월 멕시코의 챔피언「호세·쿠에바스」를 무차별 난타한 끝에 2회 KO로 잡아 WBA 웰더급 왕좌에 올랐다.
이때까지「헌즈」는 전 세계 챔피언「사엔사크·무앙수린」(태국)과「에디·가소」(니카라과)를 모두 논 타이틀전에서 KO로 잡았다.
미들급 통합 챔피언인「마빈·해글러」마저 표적으로 하고있는「레너드」가 31승(26KO)1패를 기록한 반면「헌즈」도 31승(29KO)무패로 연승을 거두고 있다.
「헌즈」는 웰터급부터 주니어 미들급·미들급·라이트 헤비급까지 4개 체급 타이틀 획득을 목표로 하고있다. 따라서 9월의 대회전은「레너드」의 테크닉과「헌즈」의 펀치 력의 대결이어서 불멸의 빅 이벤트로 복싱 사에 한 폐이지를 남길 것 같다는 링 계의 중론이다.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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