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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린 「매켄로 시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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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윔블던=5일 외신종합】「보리」의 6연패냐 「매켄로」의 설욕이냐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제95회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의 패권은 "코트의 악동"으로 불리는 「존·매켄로」 (22·미국)의 설욕으로 막을 내렸다. 「매켄로」는 5일 남자 단식 결승에서 6연패를 노리는 「보리」와 3시간 26분간의 접전 끝에 4-6, 7-6, 7-6, 6-4로 역전승, 지난해의 결승전에서 3-2로 진 것을 설욕하면서 첫 우승을 했고 「보리」의 42연승 기록도 저지했으며 「월리엄·랜쇼」(1881∼6)의 단식 6연패와 타이기록을 세우려던 꿈도 깨뜨려버렸다.
전례 없는 벌금소동을 벌인 「매켄로」는 지난해 전미 오픈 우승에 이어 명실공히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는데 복식 우승과 함께 모두 6만1천2백 달러 (단식 4만3천2백 달러)의 상금을 획득했다.
「코너즈」의 코치인 흑인 「아더·애시」는 "매켄로는 발이 하도 빨라 경기를 해도 양말에 흙이 묻지를 안는다"라고 경탄하고 있을 정도로 예측력과 반사신경이 뛰어난 천부적인 선수.
그는 고향은 뉴욕 더글러스턴이지만 서독 비스바덴에서 태어났다. 변호사인 아버지 「매켄로·시니어」는 이젠 아들을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재산관리 등 매니저 역할을 하고있다. 키 1m80cm에 몸무게 75kg인 「매켄로」는 77년 미국 랭킹 10위로 올라 이해 전불 오픈 혼합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해 두각을 나타냈다. 이해 그는 윔블던 대회 예선에서 준결승까지 8연승을 기록하면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스탠퍼드 대학 2학년 때인 78년 전미 대학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6월 프로로 전향, 대학을 중퇴했다. 79년은 「매켄로」가 그의 기량을 유감 없이 발휘한 해다. WCT 대회 (세계 프로 테니스선수권 대회) 에서 「코너즈」 「보리」를 연파하여 우승하는 등 10개의 그랑프리 대회를 석권했다.
올해 윔블던에서도 복식에서 한 조를 이룬 「피터·플레밍」과 이해부터 복식 조로 결합, 웜블던·전미 오픈 등 12개 복식경기를 79년 한해에 제패함으로써 "황금의 콤비"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해에 모두 96개의 경기 중 84개에서 승리하는 등 놀라운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프로 데뷔 2년 만에 백만장자가 된 「메켄로」는 80년에 들어 슈퍼스타 「보리」에게 3연패 (그랑프리마스터즈·윔블던·스톡홀름 대회)하면서 한때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으나 전미 오픈에서 「보리」를 3-2로 누르고 우승하여 자신을 갖기 시작했다. 「매켄로」는 현재 미국 여자 테니스선수인 「스테이시·마골린」양과 열애 중이어서 그녀가 경기에 나갈 때면 비행기를 타고 쫓아가는 정열을 보이고 있다. 「보리」를 제압하고 난 뒤 「매켄로」는 "대회 중에 많이 못 먹은 딸기와 아이스크림 (윔블던의 특산품)을 실컷 먹고 뉴욕으로 떠나겠다" 고 익살을 떠는 순진함을 보이기도 했다.
「매켄로」는 과격한 성격 때문에 미국 독립 2백5주년 기념일인 7월4일 우승을 차지하고 화가 났음인지 우승 축하 파티에도 참석치 않았다.
우승 파티는 남자 우승자가 여자 우승자의 파트너가 되어 춤을 추도록 되어 있는데 매켄로가 참석치 않아 에버트가 다른 사람과 춤을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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