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유학 일 청년 또 살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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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동경=신성순 특파원】프랑스에 유학중인 일본 청년이 여행지인 그리스의 아테네시의 큰길에서 사람을 돌로 때려 죽인 사건이 일어났다.
4일 일본 신문들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프랑스에 유학중인 일본인 「오가다껜」 (서방건·21·겸창시 옥승 21213)이란 청년이 3일 상오 5시 아테네시 타브로스 지구 비레우스 거리를 산책하다가 갑자기 지나가는 승용차에 돌을 던진 것이 발단이 됐다.
돌을 맞은 그리스인 「니콜라우스·알메니스」씨 (50·공장 경영자)가 차를 세워 시비가 붙자 「오가다」는 길가의 돌을 집어 「니콜라우스」씨의 머리를 때려 현장에서 숨지게 했다. 범인은 바로 그리스 경찰에 체포됐으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충동적이었다고만 말하고 있다.
「오가다」는 작년 1월 프랑스로 건너가 프랑스 여자와 결혼, 아들 하나를 두고 있으며 작년 2월부터 금년 5월까지 파리 동북 1백50km 떨어진 「랑스」 대학 부설 프랑스어 학교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해 왔다.
그는 지난 6월2일 일가족 3명이 단체 버스로 파리를 출발, 이탈리아 유고를 경유하는 관광 여행길에 나서 그리스에 갔으며 그리스의 포로스도에서 부인과 아들을 먼저 프랑스로 보낸 후 지난 2일 아테네로 혼자 돌아왔다.
아테네에서는 학생 관광 여행자용의 스튜던트 호텔에 투숙했으며 사건이 나기 1시간 전 호텔을 나와 아침 산책을 하고 있었다.
「오가다」는 고향에서 78년 고등학교를 졸업, 대학 입시에 실패한 후 재수 생활을 하다 여행 가이드가 되려고 프랑스에 건너갔으며 학비는 가마꾸라 (겸창)의 본가에서 송금해 주고 있었다.
범행 동기는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으나 포로스 섬에서 부인과 헤어질 때 몹시 다투었고 평소 개를 좋아하던 그가 사건 당일 데리고 다니던 개가 자동차에 치여 발작을 일으켰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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