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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세 서울이 아주서 4번째 비싸|「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지 9개국 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동남아에서 집세가 비싸기로는 홍콩이 단연 으뜸이다. 쓸만한 집을 구하려면 건평 평방m당 월21.5달러(우리돈으로 약1만4천7백원)쯤 내야한다.
우리식으로 30평짜리 아파트라면 월1백45만원의 집세를 물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 지난해 집세가 가장 많이 뛴 곳은 싱가포르로 한햇동안 50%나 올랐다. 그런가하면 우리에게는 이상할게 없는 「전세」라는 건물대여방식은 외국인들에게, 심지어 우리와 가까운 동양인들의 눈으로 보아도 이상기 짝이 없는 모양이다.
최근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지가 한국·일본·홍콩등 동남아 9개 나라에 나가있는 외국인 기업이나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한바에 따르면 서울의 집세는 4번째로 비싸 건평 평방m당 10달러(평당 2만2천6백원).
랭킹 1위인 홍콩의 절반 정도다. <별표참조>
이 조사는 2백평방m(약60평)의 건평에 3개의 침실이 있고 주위환경이나 이웃의 외국인에게 쾌적한 「쓸만한 집」을 기준으로 몇몇 사람에 대한 인터뷰를 종합한 것이다.
따라서 나라마다 집의 형태·위치등에 따라 조사결과는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대개 평균치로 보아줘도 큰 무리는 없다.
집을 빌려주는 상관행도 나라마다 다르다. 홍콩에서는 집을 빌때 가구는 고사하고 심지어 벽에 붙어있는 전기소키트나 스위치하나 없는 그야말로 순수한 「집」만을 인도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내설비·장식비까지 합치면 그만큼 집세가 더 비싼 셈. 대신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몇몇 나라처럼 보증금을 내지는 않는다.
2∼3개월의 집세만을 미리 지불하면 되고 또 동경에서는 넉달치, 혹은 반년치의 집세를 선불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나라의 전세처럼 독톡한 제도도 드물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세를 좋아하는 이유를 단순히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지도 한국인 집주인들이 전세돈을 받아서는 세금을 물지도 않고 3∼4%의 이자를 따먹는 사채시장에 돌린다고 쓰고있다.
우리가 듣기에도 어느정도 설득력 있는 이야기지만 오래전부터의 독특한 관습의 측면은 무시하고 있는 인상이다.
우리보다 훨씬 높은 인플레를 안고 있으면서도 전세제도가 없는 나라도 있다.
한국에 나와있는 미상공회의소 조사로는 현재 우리나라의 외국인중 49%가 전세집을 얻고 있고 또 28%가 집세를 한꺼번에 모두 선불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유독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도 우리처럼 집세를 한꺼번에 모두 선불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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