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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 촉진한「기술」-「자원」상호보완|전대통령 인니방문, 우국 관계에 새장 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전두환 대통령이 아세안 5개국 순방길에 인도네시아를 첫 방문국으로 선택한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우선 5개국 중 전대통령을 제일 먼저 초청해 방문원칙이 결정된 나라가 인도네시아였다. 「수하르토」대통령은 한국의 경제개발 성과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지닌 사람이다. 그래서 꼭 한번 한국에 가보고 싶다는 희망을 여러 기회에 밝힌바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남북한 동시수교국. 때문에 먼저 오기는 어렵고 답방형식이면 보다 자연스럽다.
한·인니 단독정상회담에서 전대통령은「수하르토」대통령의 방한을 공식초청 하고「수하르토」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보통 국가원수의 초청과 수락은 의례적인 경우가 흔치만 「수하르토」대통령의 경우는 실제적인 의미를 지닌 것으로 머지않아 양국대통령의 서울교환이 이뤄지리라 기대된다.
양국의 관계는「수하르토」대통령 집권후 비로소 시작됐지만 두 나라는 수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지역적으로 같은 아시아의 일원일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모두 식민통치의 질곡을 겪었다.
또한 다같이 공산주의의 폐해를 체험했고 지금도 그 위협을 함께 느끼고 있다. 선후발의 차이는 있으나 같은 개발도상국가란 점도 역시 공통점이다. 이렇게 지역·역사·이념·발전단계에 공감대를 많이 지닌 두 나라는 상호 보완해야 할 부문도 많다.
인도네시아는 국토가 넓은 자원부국인 반면 우리는 국토도 좁고 부존자원도 적다. 그렇지만 한국은 그들이 갖고싶어하는 개발의 경험과 관리능력, 그리고 보다 앞선 기술인력이 있다.
이렇게 서로 가진 것을 교환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전대통령과「수하르토」대통령은 이구동성으로「상호보완적」인 협력관계를 강조했다.

<아주 최대의 자원국>
남북한의 9배의 면적(1백91만평방㎞)에 세계5위의 인구(l역4천7백만)를 지닌 인도네시아는 석유·천연가스·원목·주석·석탄·보크사이트·니켈·구리·고무·야자유·코프라·코피 등 막대한 자원을 보유, 동남아에서 최대의 잠재력을 가진 나라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자원민족주의의 물결을 타고 원유를 비롯한 광산물과 원목의 개발에 철저한 내국인 우위의 합작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원목 등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인니자원을 확보하려면 합작투자 형식으로 우리의 경험·기술·자본을 제공해 인도네시아의 수입대체공업개발에 협력하고 자원은 공동개발해 수입해야 된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우리 민간기업의 대 인니 합작투자의 확대기틀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원목·원유개발·합판 및 시멘트공장설립 부문 등에 대한 상담의 본격화가 예상된다.
또 건설부문과 교역확대의 전망도 한결 밝아졌다.
합작투자등 경제협력의 확대를 위해서는 선결되어야할 것이 이중과세문제.
인도네시아 측의 소극적 태도로 그 동안 빛을 못 보았던 이중과세방지 협정체결이 어떻게 낙착될지 관심거리다.
인도네시아는 비동맹중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국내적으로 공산당의 불발쿠데타를 겪은 데다 최근의 월남적화 및 캄푸치아 침공 등으로 공산주의에 대한 높은 경각심을 지니고 있다.

<한국학 강의 곧 개설>
양국대통령은 한우도의 평화와 안경이 동북아뿐 아니라 동남아안정과도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렇게 동북아와 동남아의 안보가 연결된다는 기본인식에서 우리는 캄푸치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아세안각국의 노력을 지지했고, 인니 측은l·12제의 등 우리의 당사자간 대화노력에 호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말리크」인니부통령이 북한부수장에게 l·12제의를 수락토록 촉구했다고 한 발언은 우리입장에 대한 호의의 표명이다.
이러한 이념적 공감대를 합께 지닌 인도네시아가 국가안보를 위해 우리의 방위산업제품에 관심을 보이고있다면 이에 적극 대응하는 것은 보완적 협력의 일환일수 있다.
또 양국간의 장기적인 협력증진을 위해서는 문화교류를 통한 국민간 이해의 심화가 중요하다.
인도네시아 대학에서는 오는 가을학기부터 한국어와 한국 문화강좌를 계획하고 있다.

<새마을운동 큰 인기>
우리측은 지역사회 개발의 한 모형으로 동남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새마을운동의 전수를 위해 새마을 연수생 초청을 제의해 놓았다.
이미 인도네시아에서는 새마을운동을 본떠 주민이 합심해 길을 닦고 마을을 가꾸는「고통로용」(사회신풍 운동)운동이 시작된 만큼 인니측 반응은 적극적일 것 같다.
이렇게 전대통령의 인도네시아방문은 양국간의 수평적 협력을 이룩하고 아시아의 새로운 국제질서 형성의 한 전기가 된다는 뜻이 있다. <성병욱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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