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발목잡는 '환치기' 대체 뭐길래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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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프린스' 장근석(27)이 역외 탈세 의혹을 받고 조사 중이다.

서울지방국세청 측은 지난 6월 검찰로부터 장근석의 해외 활동을 지원해주는 H기획사가 역외 탈세 의혹을 받고 탈세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장근석의 해외 활동 중 20억원 수입이 누락됐고 이중 상당액을 환치기 수법으로 밀반입했다는 것이다. 앞서 비(정지훈)도 장근석과 마찬가지로 환치기 탈세 혐의를 받았지만 소속사 측에서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강력히 해명했다. 올해 연예계에 불고 있는 탈세 바람, 그 중심에 서 있는 환치기. 한류 스타들의 탈세 의혹과 환치기, 그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왜 한류 스타들이 문제인가

검찰과 국세청은 H사가 장근석 등의 중국 등 해외 활동 수입 중 상당액을 누락한 채 신고했다는 정황을 잡아냈다. 이 중 장근석의 활동과 관련된 수입 중 20억원 정도가 신고 누락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장근석 측의 사전 인지 및 공모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국세청은 H사가 한류스타들의 중국 내 콘서트와 광고 출연, 각종 행사 등을 추진하면서 벌어들인 출연료와 수수료 중 상당액을 환치기 수법으로 밀반입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국내를 오가며 활동 중인 한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시스템이 잡혀있지 않은 중국은 회계정산이 불투명하다. 따라서 에이전시의 움직임에 따라 수동적으로 좇으며 정산 문제가 허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금 얼마나 내니

대체 외환 세금을 얼마나 내길래 환치기 의혹을 받는 걸까. 한 소속사 회계 담당자는 "현지에서 행사비를 받을 경우 세금 11.8%를 내면 국내에서 이중과세되는 부분을 공제해준다. 다소 시일이 걸리긴 하지만 법적인 절차를 지키면 문제 없다"고 말했다. 수입의 11.8%를 내면 세금 공제 혜택을 받지만 이 마저도 내기 싫어 환치기를 한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이어 "이번 조사는 그동안 '중국서 행사한 뒤 돈 가방을 안고 온다'는 루머에 대해 검찰이 즉각 움직인 것이다"고 설명했다. 장근석 측은 "당국의 조사대상은 H사 탈세 및 환치기 혐의다. 우리는 H사가 배분해주는 대로 해외 활동 수익을 받았을 뿐 탈세와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온라인 중앙일보·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TIP 환치기 뭐길래?

환치기는 통화가 다른 두 나라에 각각의 계좌를 만든 뒤 한 국가의 계좌에 돈을 넣고 다른 국가에 만들어 놓은 계좌에서 그 나라의 화폐로 지급받는 외환거래 수법이다. 명백한 불법 시스템이다. 탈세와 돈세탁용 자금거래의 온상인 조세피난처와 함께 자금을 해외로 유출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인다. 환치기를 이용하면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서로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 외국환거래법에 규정된 송금의 목적을 알릴 필요도 없고 정상적으로 환전할 경우 지불하는 환수수료도 물지 않는다. 또 정상적으로 외환을 송금하지 않고 외환을 송금하는 효과가 있어 세계 각국에서는 국부의 유출로 간주해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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