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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그 원근의 실상|「6·25」31돌을 맞아 점검해 본다|군사력 비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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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어느 나라에서도 군사력에 관한 지표는「극비」로 분류된다. 그래서 군사력을 파악하는데는 정확성을 기할 수 없어 30%의 허용오차가 인정되는 것이 통례로 되어있다.
올해 미 통합참모본부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82년도 미 군사정세」에 의하면 북괴는 69년부터 군비증강과 현대화에 힙을 기울여왔고, 현재는 재래식 군사력균형이 북괴 쪽에 유리하게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 군사력 판만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영국국제전략 문제연구소의「밀리터리·밸런스」(별표)도 미국측의 새로운 평가를 받아들여 작성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북괴는 무엇보다 지상군 전투사단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보병사단을 주력으로 하는 보병전투 부대수는 약2대1로 북괴가 우세하다.
지상군이 보유하는 화력에서는4천문의 야포와 1천9백기의 다연장로키트포, 1천5백 문의 대전거포를 보유하는 북괴군이 한국군에 비해서 2배내지 10배의 우세를 보이고 있다.
북괴군이 보유하는 2배수의 전차와 장갑차는 우세한 화력과 더불어 전격적 기습공격 능력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하여 한국군은 지대지 유도탄(SSM)1백25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강점이며 이것은 유사시 적후방에 대한 보복공격력이 될 수 있다.
제공권을 갖지 못했던 6·25의 쓰라린 체험을 살려 북괴는 수미상의 대공유도탄(SA-7)과 5전문의 고사포를 보유하고있다. 그밖에 조직적인 민방체제·도시인구소산·주요산업시설의 지하화등 방공체제의 우세를 무시할 수 없다.
지상군이 가지는 또 하나의 특징은 비정규전력인 특수부대다.
4개 정찰여단, 22개 특수전투단(여단규모), 8개 경보병려단, 5개 공정대대 등은 개전과 동시에 땅굴 또는 상륙정으로 우리 후방에 침투하여 제2전선을 펴게될 비정규 병력이다.
북괴해군은 공격위주로 구성돼있음에 비하여 한국해군은 해안경비 위주다.
북괴는 16척의 잠수함으로 유사시 해장수송을 위협할 수 있고, 4척의 프리기트함, 18척의 공격초계함, 25척의 초계함으로 우리해안에 기뢰부설, 연해공업단지에 대한 공격을 가할 수 있고2백 척이 넘는 고속정으로 특공대를 침투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항하는 한국해군은 구축함 10척을 주축으로 우수한 전투함 20여척을 보유하고있다.
공군의 경우 전투기에서 3백62기대 6백15기로 북괴가 수적으로 압도적 우세다.
그러나 우리공군은 F-86을 신형인 F-4 또는 F-5로 대체하고있는 중이어서 질적으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더우기 현재 논의되고있는 F-16기 전폭기가 도입되면 전반적으로 공군은 우위에 서게된다.
그러나 북괴도 이에 대항하여 미그-23도입을 위해서 대소압력을 가중시킬 것 같으며 향후 5년 내의 어느 시점에서 북괴는 소련이 제공한 최신예기로 장비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은 방어라는 입장의 유리점 외에도 전문교육을 받은 유능한 군지휘관, 월남전에서의 보전경험, 그리고 주한미군의 유사시 추가투입 등에서 유리하다. 특히 한미연합사령부의 기능이 여기에서 중시된다. 평시 한국방위를 계획하고 전시 저성군의 작전지휘를 맡게될 연합사는 일방적으로 설치되었던 유엔군사와는 달리 양국의 합의에 따라 설치된 것이므로 해체도 양측의 합의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한국군의 발언권도 감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믿음직하다.
결국 북괴는 군사력에서 한국보다 우세하나 경제력에서 훨씬 뒤지고 있다. 경제희생을 강요하는 남북군비 경쟁에서 북괴는 현재GNP의 20%선에서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거의 한계에 부딪친 것 같다. 그리고 북괴는 동맹국과 육지로 잇닿아있으나 한국보다 외부지원을 확신할 수 없다.
어떻든 80년대 후반에 가면 남북군사력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본사 동서간 제연구소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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