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들은 왜 방황하는가 <2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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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강모양은 여고2년생. 식욕이 없어 밥을 제대로 먹지못하고 몸은앙상하게 말랐다. 안경을 껴도 잘 안보일만큼 눈도 나쁘다. 중학교때만해도 강양은 자신의 용모에 고민하지는 앉았다.
그러나 고등학교로 올라오자 친구들은 얼굴이 예쁘게 피고 점차 여성다와지는대도 자신의 몸에는 변화가 없었다. 최근에는 체육시간에 점깐 운동을 해도 숨이 가빠 열외로 쳐져있어야했다. 결국 지난3월 강양은 집앞 놀이터 철봉대에 목을 매 자살했다.

<선물하고 목숨잃어>
―『선생님 저의 잘못을 용서해주세요. 친구들이 나쁜놈이라 욕해 살수 없습니다』
몇년전 경기도포천A국민학교 김모군(산)은 이런 유서를 남기고 안방에서 선반에 목을 매 자살했다. 김군은 스승의날 반학생들과 돈을모아 선생님께 선물을 하자는 제안을 받고 어머니에게 돈을 달라고했으나 거절당하자 몰래 1백50원을 훔쳐 선생님께 빵과 콜라를 선물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반친구 한명이 교실에서 돈을 잃었다. 김군을 수상히 여긴 담임은 가정방문결과 김군의 부모가 돈을 준 사실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고 김군은 친구들에게 도둑으로 몰렸다. 그날저녁 김군의 아버지는 회초리로 김군을 때리며 『나쁜짓을 하니 학교에 갈 필요가 없다』고 했다.
김군은 간신히 『앞으로는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빌고 다음날 학교에 갔으나 친구들의 놀림을 못이겨 집에 돌아와 유서를 써놓고 자살했다.
일류학교에의 진학을 원하는 부모의 강요, 자신의 용모에 대한불만, 주위의 엄청난 오해, 아니면 시련이나 강간등 청소년의 자살울 불러오는 동기는 다양하다.
그러나 밑바닥에는 언제나 현실에 대한 좌절감과 희망에 대한 단절감이 자살의 바탕을 이룬다. 특히 청소년에게 있어서는 이 시기가 합리적 판단을 할수있는 현실감이 부족하고, 충동자체를 행동으로 옮기기 쉽다는 점에서 자살의 위험이 많고 그만큼 자살이 느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청소년의 사망원인 중 자살은 지난62년에는 12위였으나 77년에는 3위로 격증했다.
일본의 경우도 청소년의 자살률이 매년 15%씩 증가한다는 보고가있으며 구체적 자료는 없으나 국내병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청소년의 자살증가는 우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중앙대 민병근교수(정신의학)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청소년 학생 중『자살을 하고 싶다』 는 충동을 경험한 학생은 다섯명에 하나골인 19·7%. 실제 자살을 기도한 학생들도 8·9%가되고 이 가운데 1·2%는 세번이상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대들이 자살을 시도한 동기로는 가톨릭의대 신경정신과학 교실의 조사결과 애정갈등과 열등의식이 27·3%와 23·6%, 경제곤란과 가정불화도 18·2%와 12·7%를 차지하고있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갖고싶은 물건을 사주지 앉는다』 『부모가 꾸지람만하고 나를 미워한다』 『이렇게 못생겨서 살 필요가 있을까』등 하찮은 이유로 인내의 벽을 쉽게 허물고 자살을 결행하고 있다는 것.
이대 의대 이근후정신과장은 그것을 『대중소비사회가 낳는 일반적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원하기만하면 물질적 만족이 즉각 주어지는 과보호의 생활에 익숙해진 결과 어느날 이것에 제동이 걸리면 사고부재상태에서 손쉽게 자살을 택한다고 말했다.
또 사회의 복잡성과 핵가족화의 경향, 그리고 부모들도 같은 환경속에서 자신의 욕구충족에 바빠 자녀에 대해 관심이나 사랑을 쏟을수 없는 경우가 시련에 약한 청소년을 양편한다고 지적했다.
가톨릭의대 최수호정신과장은 자살은 상황에 대한 인식의 자의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같은 고난에 닥쳐도 한사람은 자살을 택했지만 다른 사람은 자살을 하지않습니다.』따라서 최박사는 『극단적인 사고를 회피하는 것』이 자살을 예방하는 방법이며 주위의 지도와 격려도 뒤따라야하지만 스스로가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극단적사고 피해야>
좋은 예로 「간디」도 어렸을때 자살을 생각했었다. 다음은 15세무렵「간디」의 일기― 『내가 어른들의 허락없이 어떤 것도 할수없다는 것은 견딜수 없는 일이었다. 마침내 심한 혐오감때문에 나는 자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독약을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정글에 들어가 독이 들어있다는 「다루라」씨를 두세개 삼켜먹었다. 그러나 더이상 먹지는 않았다. 나는 자살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다른 사람이 자살하겠다고 협박해도 내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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