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독자 옴부즈맨 코너] 현실 돌아보게 한 경제학 대가와 닥터 둠 인터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90호 30면

8월 24일자 중앙SUNDAY는 대립과 갈등에 관한 이야기가 눈에 많이 띄었다. 세월호 동조단식 인원이 2만 명을 넘어섰다. 광화문 광장의 천막도 더 늘었다. 그럼에도 이 많은 우리(We)들이 그들(They)로만 인식된다는 게 문제다. ‘세월호 정국, 출국 못 찾고 헤매는 정치권’ 기사도 네 탓 공방에 빠진 정치권을 다뤘는데 ‘우리’니까 함께 만나 얘기하고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2면 사설의 기조가 보다 적극적으로 강조됐으면 좋았겠다. ‘지금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소설가 이응준의 기고처럼 세계에서 민족주의가 강하기로 북한에 이어 둘째라는, ‘우리’ 의식이 그 어느 나라보다 강한 대한민국이라 더욱 ‘그들’과 대화하기가 힘든가 보다.

그 연장선상에서 S매거진 ‘들숨날숨’ 코너에 실린 산드라 콘라트의 『나의 상처는 어디에서 왔을까』 중에 “우리 삶에서 해결되지 않은 주제들은 필연적으로 우리 자녀에게도 전달될 것”이란 진단이 유난히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가 가족의 어두운 면을 똑바로 대면하고 금기와 비밀들을 밝히는 순간 그것들이 지닌 위력과 공포는 힘을 잃을 것”이란 구절도 의미심장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등 해외의 저명한 인물 인터뷰는 중앙SUNDAY만의 차별점이 아닌가 싶다. 지난 호에는 금융위기를 감지하는 촉이 남다른, 위기 감지의 달인 ‘닥터 둠’ 마크 파버와의 인터뷰가 실렸다. 미국 시장을 매우 구체적으로 전망하는 그의 논리적이고도 단호한 예측이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 갈등과 불신에 휩싸인 한국 사회를 그의 촉으로 예지한다면 어떤 답변이 나올지 문득 궁금해진다.

삼성미술관 리움의 개관 10주년전 ‘교감’ 스케치는 규모감있게 다뤄져 실제 전시장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전시관의 관람 동선을 따라가며 작품과 주제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곁들이니 마치 도슨트(작품해설) 투어를 다녀온 기분이었다. ‘세상 바꾸는 체인지 메이커’에 소개된 페이스북 COO 셰릴 샌드버그의 직업관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실시간 소통의 시대에서 커리어는 사다리가 아니라 정글짐”이라며, 이력 말고 직무능력을 쌓으라는 그녀의 충고는 졸업 후에도 평균 1년 반 동안 적절한 간판을 찾아 백수 생활을 하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취업 준비생들에게도 꼭 전해주고 싶다.

‘아저씨들의 페르소나가 벗겨진 사회’라는 제목의 칼럼은 요즘 시대의 ‘아저씨’들이 보여주는 씁쓸한 모습들을 속 시원히 끄집어냈다. 사회의 큰 기대로 인해 많은 남성들이 ‘페르소나(가면)’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분석도 공감이 갔다. 다만 “정신 줄 놓지 말자”는 마무리 호소는 다소 가벼운 것 같아 마음이 개운치 않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이 문제를 보다 진지하게 다뤄보면 어떨까 싶다.



임명옥 코콤포터노벨리 CEO. 이화여대 불문과,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을 나왔다. 홍보컨설팅,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미디어 트레이닝 등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