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밀어 듬뿍 담겨 찰즈왕자 전화도청내용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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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독의 3류 여성주간잡지인 「악무엘레」지가 영국의 「찰즈」 왕자와 약혼녀 「다이애너」 양간의 전화도청 내용을 최근 게재. 영국왕실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
공개된 전화내용은 「찰즈」 왕자가 지난4월 호주를 방문했을때 「런던」의 「다이애너」 양과 전화한 것중 3차례의 도청내용을 담은 것이다. 「사랑의 밀어』가 대부분인 이 전화내용은 호주의 전화기술자들이 테이프에 몰래 담아 「사이먼·레건」이라는 영국기자에게 넘겨준 것을 「악루엘레」지에서 6만마르크 (l천8백만원)를 내고 사들인 것이다.
「악루엘레」지가 이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지자 영국왕실은 곧 법정투쟁을 시작하는 한편 이 잡지의 영국반입을 금지시켰다. 왕실측 변호가 문제의. 테이프를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서는데다 통화내용 중에는「찰즈」 왕자가 호주수상을 빈정대는 내용도 있어 이 문제는 당분간 시비의 대상이 될 것 같다.
도청테이프를 공개한 「레건」이란 기자는 이 테이프는 「찰즈」 왕자의 호주총독임명가능성에 반대하는 호주의 한 공화주의자가 정치적인 이유로 녹음한 것이라고 밝히며 조작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전화도청내용. ▲4월13일 「캔버라」에서의 통화는 두사람 모두 보고싶다는 말을 몇차례 주고 받는데서부터 시작됐다.
-「다이애너」앞으로는 절대로 멀어지지 않을테예요.
-「찰즈」 -어쩌면 호주에서 살지도 모르는데 「프레이저」 (호주수상)란 친구가 너무 딱딱해서 문제란 말야.
▲4월14일 「시드니」에서 「찰즈」가 파티에 참석하기 직전의 전화 역시 애정을 나누는 말부터 시작.
-「다이애너」 -파티에선 몸가짐이 중요해요.
-「찰즈」 -그렇지 않았다간 2분안에 전세계에 소문날걸. 어느 여자기자가 그러는데 내가 사랑에 푹 빠졌다는거야.
-「다이애너」 -「레인」 (다이애너의 제모)이 우리 결혼준비때문에 돈을 물쓰듯 하고 있는데 이러다간 큰일나겠어요.
-「찰즈」 -문제가 있으면 「에드위드」 (찰즈의 비서)에게 얘기하고 그 태도 안되면 여왕이 있잖아.
▲「시드니」에서의 l5일자 통화내용도 앞서의 두차례와 별로 다를바 없다.
-「찰즈」 오늘은 사진기자들이 수영장에 예쁜 모델들을 풀어놓아 수영을 집어치우고 돌아왔어.
-「다이애너」 -왜 그런거 좋아하잖아요.
그런가하면 『나는 여러가지 일을 하는데 기자들은 항상 웃음거리만 찾는다』는 황태자의 독백도 도청 테이프에 나타났다.
【본=이근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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