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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관계 서적 출간 잇달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농업문제를 다룬 책들이 최근들어 연이어 나오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5차에 걸친 경제개발계획기간 중 농촌개발이 상대적으로 소홀했고 그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들 책들은 새로운 농업정책을 위한 지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농업관계서적으로 최근 출간된 책은 『농업경제학연구』(주종환 저) 『한국농업의 구상』(박현채 저) 『한국농업경제와 농민현실』(변형윤·신용하·유인호씨 등 공저) 『한국의 농업문제』(김문식 저) 『한국농업의 발전이론』(김병태 저) 『농업경제의 실상과 허상』(유인호 저) 『전환기의 한국농촌』(김동희·김영식·주용재씨 등 공저)등이다.
이들 저서들이 다루고 있는 문제는 대별하여 ▲농산물가격 ▲농업의 장래방향(협업· 소작제도 합법화 문제 등) ▲농업발전을 통한 경제자립문제 등 3가지로 압축된다.
농산물가격 문제에 있어 이들 저서는 저 농산물 가격의 조정을 요구하는 의견이 많다. 저놈산물가격→저임금→공산물에 의한 국제시장개척이라는 틀의 경제시책은 식량자급을 저해했고 지난73년 미국곡물시장 파동 때 돈을 주고도 곡물을 수입하기 어려웠던 경우까지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농지소유상한제 철폐와 소각제도 부활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문식씨는 『소작제를 전근대적인 것으로만 볼 수 없다』는 입장에서 소작료 율의 공정화 등의 단서를 붙여 소작제 부활을 지지하는 입장인데 반해 박현채씨는 소작농을 전근대적인 것으로 보고 합법화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 농지상한제 철폐에 대해서는 농업외 자본의 농업도입은 현재 농업에 취업하고 있는 농민의 경제적 이익에 위배된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필자들이 반대하는 입장이며 농촌의 장래에 대해서는 협업에서 돌파구를 찾고있다.
협업은 농업에 주식회사제도를 도입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작업과 생산의 공동화를 이루고 생산량을 투입한 토지와· 노동력의 비율에 따라 분배하는 제도다.
이 같은 협동 조합적 경영은 농업의 대규모화·기계화 등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잇점이 있다.
이들 저서들은 당면한 3가지 문제 외에도 농업협동조합의 민주적 운영(상향식운영)과 농민의사가 정책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한다고 보고있다.
이와 함께 인간으로서의 농민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농촌경제에 대한 연구는 그 동안 대학의 농업경제학과와 일부 관심있는 단체정도에서 관심을 보여왔을 뿐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저술도 본격적인 연구서보다는 하나의 시론에 지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 인구의 29%, 1천83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현실에서 농업문제를 다룬 본격적인 저술이 많이 나오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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