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권시민들 풍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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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어느 사회라도 웃음은 있게 마련이다. 시민들이 정치나 사회현실을 빗대어 풍자하는 수법으로 시름을 잊고 조그마한 정신적인 안식처를 찾으려는 일이 많다. 그러면서 소련이나 동구만큼 오래전부터 해학적인 얘기거리가 풍부한 곳도 드물다. 최근 속구권에서 흘러나오는 풍자들을 간추려 본다.
○…『엄마, 스트라이크가 뭐야?』 『노동자들이 줄서는데 지쳐서 합의하느라고 일을 하지 않는 거란다.』『줄서는게 뭔데?』『고기를 사느라고 가게 앞에 늘어서는 거지』『엄마,고기가 뭐지?』
○…어느 국민학교에서 교사가 고양이를 기르는 아동에게 『요새 네 고양이는 어떠냐?』 고 물었다.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요, 새끼가 모두 훌륭한 공산당원예요』라고 아동이 대답했다. 1주일이 지난후 교사가 다시 고양이에 대해 물었다.
『새끼 고양이들은 이젠공산당원이 아녜요』 『그게 무슨 말이니?』 『고양이가 모두 눈을 떴거든요.』
○…「폴란드」군 병사들이 주고 받는 말.
『중공군이 한 세 번은 우리나라로 쳐들어왔으면 좋겠어』 『그럼 우리나라는 쑥밭이 되라고!』 『중공군이 우리나라를 세 번 공격하면 소련땅을 여섯번 오가게 되쟎아』
○…「브레즈네프」가 사망한 뒤 지옥에 갔더니 지옥의 사자가 『여기는 여러가지 형벌이 있으니 당신 마음대로 하나 고르시오』 라고 특정을 주었다. 이곳저곳을 구경하던「브레즈네프」는 「레닌」 못이 촘촘히 박힌 판자위를 방황중이고 「스탈린」은 펄펄 끓는 기름가마에서 신음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다가 「흐루시초프」가 벌거벗은「마릴린·먼로」를 껴안고 있는 것을 보고 그와 똑같은 벌을 달라고 말했다. 사자는『그건 안돼지. 저건「흐루시초프」가 벌 받는게 아니고 「마릴린·먼로」가 벌받는 거니까』 라고 대답했다.
○…장차 외국에 갈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어하는 소년이 여러사람에게 그 방법을 물었다.
-공산당원=『훌륭한 당원이 되거라. 사회주의 형제국을 친선방문하게 될 거야.』
-운동 선수=『훌륭한 운동선수가 되거라. 4년마다 올림픽에 참가 할 수 있으니까.』
-군인=『군인이 되거라. 44년 (독일), 56년 (헝가리), 68년 (체코), 80년 (아프가니스탄)처럼 12년마다 탱크를 타고 외국에 갈 수 있단다.』【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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