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정간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괴츠로이·매클린」의 간첩보화 『9인의 스파이』 (78년간) 엔 쟁쟁한 이름들이 나열된다. 「마타·하리」「예프노·아제프」「알프레드·레둘」「엘리자·반차」….
이 책이 설명하고자했던 주제엔 『왜 간첩이 되었나』 하는 「이유」가 있다.
영국인 「킴·필비」는 공산주의에의 심취로, 소련군사정보국장 「을레그·펜코프스키」는 공산주의에 대한 환멸로 각각 조국을 배반했다.
순전히 돈때문에 간첩행위를 한 예로는 「치체로」란 별명을 가진 모국주재 영국대사의 비서를 들고 있다.
최근 영국보도기관들은 정보기관 MI5의 책임자였던 고 「로저즈·홀리스」경이 소련의 고정간첩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79년엔 「대처」수상이 「엘리자베드」여왕의 미술사고문 「앤터니·블런트」교수가 소련의 고정간첩이었다고 폭로했다.
이를 계기로 영국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등 두 명문대학출신 간첩조직에 날카로운 의혹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다.
지금부터 50년전 1931년 소련은 두 대학에 거점을 확보했다. 소련은 학생중에서 두뇌가 명석하고 현실정치에 환감을 느끼고있던 일단의 불평분자들을 포섭한 것이다. 당시 영국은 경제파탄으로 2백만 명의 실업자가 생겨 노동당정부가 붕괴된 때였다. 「블런트」교수와 「가이·버지스」「도널드·매킨」「킴·필비」는 「케임브리지」대, 「홀리스」경과 「톰·드라이버그」는 「옥스퍼드」대 출신이다.
최근 「블런트」교수의 정체를 밝힌 『반역풍토』의 명자「앤드루·보일」은 아직도 더많은 고정간첩이 활동중이라고 분석한다.
한 첩보전문가는 소련에 매수된 영국인간첩은 변재 25명쯤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76년에 서방으로 탈출한 소련KGB요원 「미야그코프」는 당시 서독인 3천명이상이 공산간첩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먼 나라가 아닌, 바로 우리주변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정간첩은 얼마쯤일까.
한 전문가는 50년대 후반에만도 수천 명으로 추정되는 고정간첩이 활동하고 있었다고 전한다. 2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 수가 결코 줄었다 곤 생각되지 않는다.
우선 일본·「홍콩」등 해외내왕이 잦아졌다. 외국인 입국자만도 연 1백만 명이고 내국인도 35만 명이 드나들고 있다. 해외여행의 여건은 점점 간소화하고 있다. 개방사회로서 그건 당연한 추세다.
하지만 이것은 우려의 강점이며 동시에 약점도 된다.
20여 년 간 고정간첩활동을 하던 2개조직 13명이 9일 검거되었다. 열린 문안으로 누가, 무엇이 드나드는지 국민 모두가 함께 감시를 게을리 말아야겠다. 또 간첩이 되는 원인을 없애는 노력도 해야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