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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태 국제 금융계에 충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서방각국으로부터 2백30억달러(작년 말 현재)의 빚을 지고 있는 「폴란드」가 갚아야 할 빚을 갚지 못하고 있어 국제금융계는 초비상에 걸렸다.
서방측 채권은행단은 잇달아 대책회의를 열고 「폴란드」의 부도사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논의하고 있다.
지난 2일「런던」에서 서방측 주요 40개 채권은행대표들이「폴란드」측 은행대표와 회의를 가진데 이어 8일에는 「파리」에서 채권국정부회의, 「런던」에서 서방측은행단 3차 회의를 동시에 열었고 10일에는 다시「런던」에서 5대국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를 열기로 되어있다.
「폴란드」에 빚을 준 은행은 약 4백개 은행. 만일 완전히 부도가 나서「파산국가」로 선언되는 날이면 국제경제질서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서방측 은행들은 되도록 최악의 사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는 6월말까지 상환을 연기해주고 「디폴트」(채무불이행) 선고는 하지 않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다.
「폴란드」가 지고있는 대서방외채 중 올해 상환기일이 도래하는 것이 31억달러.
이미 기일을 넘겨 부도를 낸 것은 ▲4건의 영국민간은행에 대한 채무▲「프랑스」은행 1건▲서독은행 1건▲일본은행도 4건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측은 상환기일이 도래하는 외채를 갚도록 10억달러를 긴급융자(브리지론 방식으로)해 줄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서방측은 신규 융자룰 기피하고 있다.
다만 오는 6월말까지 상환유예만 해주기로 했는데 문제는 7월 이후의 사태이다. 그 안에 호전될 기미가 비관적이기 때문이다.
「폴란드」가 이렇게 금융위기에 빠진 것은 무리한 중화학공업의 추진과 79, 80년의 흉작으로 인해 국제수지가 급격히 악화된 위에 작년 말 이후 노조와·정부간 대립으로 빚어진 정치위기가 겹친 것이 결정적 원인.
「폴란드」는 작년도에 농업생산이 전년대비 10% 감소했고 주종 수출품인 석탄의 수출도 약 30% 떨어졌다.
실질 경제성장률은 79년에 마이너스 2%, 80년에는 마이너스 4%를 기록.
농업생산의 감소로 식료품 수입이 급증한 것을 비롯, 수출 타격으로 작년도의 경상수지적자는 34억달러로 확대됐다.
경제상황이 이렇게 급격히 악화한데 대해 「카니아」정권은 토요일 휴무와 파업의 빈발때문이라고 둘러대고 있지만 그보다는 7O년 이후 추진한 중화학공업정책의 실패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폴란드」의 경제위기가 해결되기에는 어려운 많은 문제가 가로놓여 있다.
첫째는 소련의 태도다. 만약 소련이 계속 간섭을 하려고 하거나 점령하는 사태가 되면 대서방경제관계는 단절되고 말 것이다. 그러한 사태가 없을 것이라는 전제 위에 서방측 은행들이 상환유예조치를 취한 것이다. 둘째는 「폴란드」의 산업구조상의 문제이다. 「폴란드」정부는 5개년계획을 수정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나 성공할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본경제=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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