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갑문 열고 … 직원, 밥 먹으러 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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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신시배수갑문 앞 해상에서 전복된 태양호가 23일 가력도항에서 인양되고 있다. [뉴스1]

새만금방조제의 신시배수갑문(전북 군산시 옥도면) 통제실 직원들이 근무 규정을 어기고 지난 22일 저녁 통제실을 1시간 10분가량 비운 것으로 드러났다. 통제실이 빈 사이 열린 갑문에 접근했던 어선이 물살에 뒤집혀 3명이 실종됐다.

 어선 전복사고를 조사 중인 군산해양경찰서는 24일 “한국농어촌공사 신시배수갑문 통제센터 근무자인 김모·이모씨가 사고 당일 저녁식사차 자리를 뜬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이날 오후 6시5분 자리를 뜬 뒤 10여 ㎞ 떨어진 곳에서 저녁을 먹고 오후 7시13분에 돌아왔다. 이들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일하는 야간 근무자 두 명은 동시에 자리를 비울 수 없다’는 규정을 어겼다. 자리를 비운 것은 이날 오후 4시45분부터 오후 5시47분까지 배수갑문 10개를 들어올린 직후였다. 폭우로 새만금 담수호 물이 불어 이 시간 갑자기 갑문을 열었다. 갑문을 열고 나서 근무자들이 자리를 비운 오후 7시께 담수호에서 급류가 흘러나오는 해역으로 고깃배 태양호가 접근했다가 뒤집혔다. 3명은 구조됐으나 3명은 실종 상태다.

 농어촌공사 측은 “갑문을 열기 15분, 5분 전에 두 차례 안내방송을 했다”며 “다른 어선은 대피했으나 태양호는 조업하다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당일 오후 5시 45분쯤 태양호 선장이 전화로 갑문을 열었는지 물어 직원이 확인해줬다”고 덧붙였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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