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영 등 각국 증권·금융회사|한국 자본시장에 눈독|시장개방 발표하자 10여 개사 문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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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본시장을 단계적으로 개방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자 미국·일본·영국 등 많은 외국의 증권 및 금융회사들이 한국자본시장에 상륙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6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 개방의 내용과「스케줄」및 참여조건 등을 알아보려는 외국의 증권·금융 회사 사람들이 빈번하게 증권당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사람을 보내 한국 측 의사를 타진해간 외국회사들은 미국의▲「메칠린치」사▲「저팬· 펀드」, 영국의▲「그립슨·그라트」사▲「새뮤얼·몬타그」, 일본의▲야촌증권▲대화증권▲산일증권, 이 밖에 국내 종합금융회사의 외국 측「파트너」등 10개 사를 넘고있다.
이중 일본계회사들은 주로 국내에 설치·운용되는 외국인전용 수익증권의 대외판매를 도맡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있고 미·일 계 회사들은 한국과 합작해서 만드는「코리아·펀드」에 참여할 뜻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국회사들은 정부측으로부터 각종 자료를 수집해가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 측 합작「파트너」를 물색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자본시장에 대해 외국의 증권 및 금융회사들이 큰 관심을 갖고 참여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은 ①한국경제의 장래 전망이 밝은 편이고 ②주가수준이 외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③배당률이 높다는 매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외국회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비해서 투자신탁회사를 비롯한 국내증권회사들과 종합금융회사들도 앞 다투어 국제증권부를 신설, 준비작업을 벌이고있다.
정부는 자본시장의 개방은 자칫 큰 충격을 몰고 올 우려가 있다고 보고「스케줄」을 약간 늦추더라도 준비태세를 점검, 신중하게 개방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은「코리아·펀드」를 금년하반기에 개설할 생각이었으나 내년 상반기로 미룰 방침이고 외국인전용 수익증권의 판매는 금년 말께 시도해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방위산업을 포함한 전략업종은 개방대상에서 제외하고 업종별로 외국인의 투자한도를 정해 경영권이 위협받는 일은 막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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