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런던 성채「런던·타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성채. 영국인의 조상이 지은이래 「로마」황제 「클라우디우스」와 「알프레드」대왕이 이끄는 「색슨」군에 의해 두 번이나 파괴됐지만 번번이 복원, 증축됐다. 첫눈에도 무겁고 음산해 보이는 이성은 오래 전엔 무기고, 조폐창, 왕실의 보물보관소로 쓰였지만 나중엔 반역자를 잡아넣는 감옥이 되면서 영광된 역사와 함께 피비린내가 물씬 밴 비극의 그림자를 「템즈」강에 드리우게됐다.
「헨리」8세의 두 처와 「토머스·모어」,그리고 유명한 탐험가이며 문학가인 「월터·로리」가 처형된 고문실을 찾으니 옛날 형리차림을 한 직원이 역사를 증언해주고 있었다.
아직도 날이 시퍼런 참수도끼, 손가락을 죄어 자백 받던 쇠고리, 사신의 등을 찍어 효수 아닌 효신을 하던 쇠막대기도 끔찍했지만 모반자를 처형, 쇠틀 속에 넣어 형장에 달아두면 쇠틀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사방 30리까지 「철커덕」소리가나서 만호를 계할 수 있었다는 철인상에 이르러선 냉한삼두…「스케치」하던 손도 멈춰졌다.
몇 걸음을 옮겨 왕가 보물실에 들르니 1천34「캐러트」의 「다이어」를 비롯, 호사를 극한 역대왕관과 순금제 오만가지 집기가 눈을 의심하게 했다.
영광과 조락, 권세의 무상함이 책의 겉 표지와 뒤 껍질처럼 한 장 위에 있음을 새삼 실감케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