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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을 찾아라"|내무부서 새 온천법 발효 따라 탐사 캠페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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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온」자나 「정」자가 붙은 마을을 찾아라』-. 내무부는 11일 새로운 온천 발견과 개발을 위해 전국적으로 「온천 찾기 운동」에 나섰다. 「온」「정」자 마을을 우선 대상으로 삼은 것은 온양온천을 비롯한 기존 14개 온천 중 6개소의 온천 마을에 「온」자나 「정」자가 붙어 있는 등 온천 징후가 높기 때문이다.
내무부는 지난 2월 온천법을 제정한데 이어 이「온」자나 「정」자가 붙은 마을 1백82개소를 찾아내 상반기 중에 학계·전문 기관의 자문과 「동국여지승람」「세종지리지」 등 문헌이나 전설 등을 토대로 온천 징후지 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이어 하반기부터는 전문 기관에 용역을 주어 지표·지온 조사·방사능 탐사 등 과학적인 정밀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우리 나라의 온천 실태 조사는 일제 때 (1924년) 동래·해운대 등 일부 지역에 대한 조사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이뤄지지 않아 자료가 없다.
해방 이후엔 몇몇 개인에 의해 온천 발견이 시도돼 왔지만 73년1월 신현택씨 (59·경남 창령군 부곡면 거문리 348)가 부곡온천 (부곡면 온정리)을 발견, 개발한 것이 유일한 실적.
서울 노량진에서 인공 유황탕을 경영하던 신씨는 67년 자금난으로 목욕탕문을 닫았으나 유황 온천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못한 채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그러다가 72년12월 『뜨거운 샘물이 솟아 농사를 망쳤다』『송학사가 병이 있어 고생하던 중 이 부락의 뜨거운 자연수로 몸을 씻고 그 자리에서 완치됐다』는 「전설의 고장」부곡에서 발길을 멈추고 굴착작업을 벌여 지하 70m에서 섭씨 27도의 「뜨거운 물」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내무부가 조사한 「온」 「정」자가 붙은 전국 1백82개 마을 중 「온」자가 들어가는 곳은 경기도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등 25개소이며 「정」자를 가진 곳은 창원시 정동 등 1백57개소.
경남 사천군 용견면 온정리처럼 「온」 「정」자가 겹친 곳도 많다.
이들 지역 중 일부는 예전에는 한번쯤 온천맥을 찾은 흔적들이 남아 있거나 현재 탐사 작업이 진행중이다.
지리산 기슭 전남 구례군 산동면 관산리 온당 마을에도 옛날부터 더운물이 솟구쳤다는 전설 때문에 현재 부산에 사는 우후덕씨 (45)가 굴착 작업을 진행중이다.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는 이조 광해군 때 온천지로 각광을 받아 일반인은 물론 8도의 나병환자가 몰려들자 동네가 더러워진다고 관가에서 온천을 폐점했다는 전설에 따라 지난해부터 군 당국이 직접 탐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 정봉일 교수 (지구물리학)에 따르면 일본의 온천 (1만3천6백여개) 은 화산의 열원인 화산 수형이지만 우리 나라 온천은 모두 지하로 스며든 빗물 등이 화성암의 잔열에 의해 가열돼 용출 되기 때문에 온천이 대부분 평야 지대에 있고 수온도 일본보다 낮다는 것.
정 교수는 겨울에 내린 눈이 빨리 녹거나 봄철에 새싹이 빨리 돋아나는 지대가 대개 온천징후지라고 말하고 갈라진 암반 사이에 전기를 통하는 지전기 탐사나 지열 탐사 등을 통해 온천 부존량과 수온 등을 쉽게 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온천공 1개 (직경 20cm·깊이 4백m)를 파는데 드는 경비는 대체로 2천8백만원 정도.
내무부는 온천 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온천을 발견한 사람에게는 토지 굴착·이용 허가를 우선적으로 해주고 개발비도 지원해줄 계획이다.
또 필요한 경우 시장·군수가 온천수의 집중 관리나 공동 급수를 할 수 있게 법적 장치를 온천법에 명시해 놓고 있는데 현재 우리 나라 14개 온천 지역에서 나오는 하루 채수량은 2만2천7백t이며 작년 한햇 동안 온천 이용객수는 3백28만명으로 집계됐다. <김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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