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공간의 녹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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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봄은 땅에서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아파트」가 많이 생겼다. 「아파트」를 「새장」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고, 또는 「포개진 집」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아무튼 어른들의 「아파트」에 대한 혐오는 한결같다.
「아파트」주거를 싫어하는 결정적인 점은 바로 자연과의 격리에 있다. 『땅을 밟지 못한다』『흙냄새가 그립다』『초목이 없다』는 아쉬움이 바로 자연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불만을 말하기 전에 「아파트」공간에 자연을 불러 들여보자.
우선 가능하다면 온실을 만들고 그렇게 못한다 하더라도 화분대를 설치, 성장력이 강한 덩굴식물 등을 길러보는 것이다.
받침대 위에 얹어 덩굴을 늘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호접란·「패리스」·야생 고사리· 「피로엔드통」·마삭줄·「아이비」 등이 있다.
고구마나 무 등을 이용해서 푸른 잎을 보는 예도 많다.
무우를 반으로 잘라 생장부분인 파란 쪽을 위로 가게하여 작은 접시에 물을 담고 세워두면 파란 무우의 청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당근 역시 무우처럼 실내에서 키워볼 수 있는 식물이다.
부엌에서 다듬어 버린 미나리의 뿌리를 접시에 담아 길러보아도 좋다.
또 약간 기교를 부려보는 재미도 있는데, 무우를 반쪽으로 자르고 그 절단면을 홈으로 파 물을 담고 천장에 뒤집어 매달아 놓으면 무잎이 역으로 자라 올라가 이색적인 맛을 줄길 수 있다. 홈을 판 곳에 마늘이나 옥파를 넣어 두 가지가 한꺼번에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집안의 푸른 식물은 분위기를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어 현대인의 실내에 꼭 필요한 것이라 말하고 싶다. 조성렬(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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