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창설 청사진 제시, 마셜플랜 입안에도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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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로브 탤벗 브루킹스연구소 소장(왼쪽)과 인터뷰하는 박진 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브루킹스연구소는 현대사의 획을 그었던 유엔 창설과 마셜 플랜을 입안하는 데 참여한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다. 1916년 사업가인 로버트 브루킹스의 주도로 만들어진 ‘정부조사연구소’가 모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유엔 창설의 청사진을 제시했고, 유럽의 전후 부흥을 위한 대규모 지원 계획인 마셜 플랜을 구체화하는 데도 기여했다. 74년 미국 의회예산처(CBO)가 설치될 때도 브루킹스연구소의 예산 분석 시리즈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CBO의 초대 책임자는 브루킹스연구소의 경제학자였던 앨리스 리블린이었다.

 진보 성향의 싱크탱크로 평가받는 브루킹스연구소는 90년대엔 ‘대도시 정책’이라는 통합적 연구 분야를 새로 발굴했다. 98년 한국 등 동북아를 전담하는 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를 설치했고, 지난 7월엔 연구소에 한국석좌직을 신설해 캐서린 문 미국 웰즐리대 교수가 초대 한국석좌로 활동 중이다.

 연구소를 이끄는 스트로브 탤벗 소장은 시사주간지 타임 기자 출신으로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는 옥스퍼드대에서 로즈 장학생으로 함께 공부했던 유학 동기로 방을 함께 썼던 사이다.

 탤벗 소장은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교하며 ‘운’을 거론했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은 ‘철의 장막’이 무너지며 미국으로선 황금기였던 당시 백악관에 들어와 이를 잘 활용했다”며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그런 점에서 불운하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보수 정치권의 비판에 대한 반론이었다. 탤벗 소장은 남북 통일이 가능할지를 묻자 “한마디로 답하겠다. 예스다”라고 말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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