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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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엘살바도르」는 원래 『구세』라는 뜻이다. 영어의「샐베이션」(구세군)이라는 말과 그 어원이 같다. 여기엔 유래가 있다.
1524년「알바라도」라는 장군이 이웃 「과테말라」에서 「스페인」사람들을 이끌고 이땅에 왔다. 험로에 고생이 많았던 모양이다. 「알바라도」는 이곳에 무사히 도착한 것을 구세주에게 감사한다는 뜻으로 그맘의 이름도 「살바도르」라고 했다.
면적은 한우도의 10분의 1도 못되는 2만1천평방km, 인구는 서울의 절반쯤이다. 90% 이상이「스페인」인을 주로한 남「유럽」계 백인이며 나머지 소수는 원왕민인「인디언」과의 혼혈인. 공용어는 「스페인」어. 문백율이 50% 교육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지강을 보면 북미와 남미대륙을 잇는 가느다란 끄나풀의 한 자락에 반점처럼 붙어있다. 나라는 작지만 문제는 회첩산중이다. 2차대전이후「쿠데타」의 악순환속에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l948년, 60년, 61년, 62년이 그런 해였다. 때때로 대통령선거가 없었던것은 아니다. 그러나 야당은 줄곧 그 선거를 포기한 상태였다. 이런 분위기는 걸국 정치적 긴장을 낳고, 그럴수록 집권은 「파쇼」정치를 휘두르게된다.
아무튼 이 나라의「쿠데타」연발·정치의 「파쇼」화는 자연히 경제를 정체시켰다. 부패는 필연적이다. 유력자는 살찌고 국민은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다. 「구세주」의 나라에 구세주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좌익세력이 움트는 것은 하나의 정우이다. 소련은 미국의 턱밑에 있는 「쿠바」의 옆구리를 찔러 끊임없이 그들 좌익세력의 뿌리를 길러주었다.
결국 극우·극좌의 대립이 내전으로 바뀌고 말았다. 최근 TV설비에 비친 이 나라의 표타은 살기 그것뿐이었다.
10대의 소년도 예사로 길거리에서 총을 쏘아대고 있다. 납치·「린치」살육이 매일의 행사가 되어버렸다. 강력 정치를 지지하는 사람도 죽고, 반대하는 사람도 죽는다.
문체는 소련이다. 소련은 이틈을 타고 남미에 발판을 구축하기 위해 몰래몰래 무기를 풀어놓고 있다. 벌써 「도미노」이론, 제2의 「쿠바」, 제2의 월남등 불길한 말들이 오간다.
미국의 발치에 위치한 이나라의 이런꼴을 「레이건」이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게되었다. 이젠 그의「스트롱·아메리카」를 시험하는 최초의 과제가 되었다.
미국은 무엇인가 보여줄 때가 되었다. 영국의 「대처」수상은 방미길에 그것부터 지지하고 나섰다.
중공서도 미국편을 들고있다. 미·소는 멀리도 아닌 미국의 발치에서 담간을 하게되었다. 이쯤되면 먼 나라 얘기가 아닌 세계의 관심사가 되었다. 「스트롱·아메리카」의 진이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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