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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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근착 외지는『「폴란드」의 붉은귀족』이라는 이색기사를 싣고있다.「솔리다리티」(자유노조)파의「안제크·구미지치」라는「저널리스트」의 기고.우선 그가 소개하는「붉은귀족」 의 면모를 보자.「기에레크」는「폴란드」공산당제일서기를 지낸 사람이다.
그의 재산목록 가운데는 호화판 별장이 몇채나 포함되어 있다.두 아들은 하루아침에 교수가 되는가 했더니 국가최고의「과학상수상자」가 되었다.前수상「야로셰비치」의 아들은 번번이 서구의「스포츠·카」경기에 나타나「붉은 왕자」라는 별명을듣고있다.
하급협력자들의 오직과 수회는「폴란드」의 상식처럼 되어있다.어느주의 당서기는 집에 80만「달러」(약5억원)의 현금을 감춰두고 있었다.그도 역시 몇채의별장과 저택, 갖가지 고급품을 축재했다.이런 사실은 전처와 미망인사이의 재산분쟁으로 세상에알려지게 되었다.
어느 공장장은 자기별장을 짓는데 공장의 자재를 마음대로 유용할뿐아니라 공장노동자도 멋대로 동원했다.관리는 또「특별할당제」의 특혜를 누린다.「아파트」나 차를 시가의 반값으로 샅수있다.
「폴란드」의「특권계급」은주택건설이나 농업생산에 관심이 없다.그들은 호화로운 별장에 수입식품으로 가득찬 냉장고를 가지고 있다.자금이 없어 쩔쩔매는 제철소나 기간생산공장의 고민은 이들의 당면문제가 아니다.
특권계급만이구입할수있는「컬러」TV·고급자동차·자동소제기를 생산하는 공장건설에만 부산하다.
이들 특권정치「엘리트」가 등장하기 시작한것은 60년대말이다.
50년대의구협력층이「이데올로기」중심이었다면 이른바 신「엘리트」는 실무적이다.이들은 교육이나 능력이나 경험보다는 충성과 복종을 평가 기준으로한다.
돈이나 관직으로 지식인·학자·노동지도자등의 충성도 샀다.
이렇게 형성된 특권계급은 그가족까지합쳐 전인구의 10%인 무려 3백만명.
이들 신정치귀족은 자신들의「특권」을 유지하기위해 다시 그「특권」을 악용한다.공무는 덮어두고 내부의 권력투쟁에 시간을 보내며 자기의 업적을 선전하는 대신 모든 비판은 억압한다.그결파 오직과 냉소적태도가 사회에넘치게되었다.
거기서 반동으로 나타난것이 피해계급노동자들 자신의 권익을 대변하는 노동조합의 설립요구다.그것이 80년8월31일 자유노조「솔리다리티」(연대)로 나타났다.
「솔리다리티」는「폴란드」자유노조의 이름만에 그치지않는다.
그것은「붉은귀족」특권에짓밟힌피해민중의 마음의 연대를 말하기도 한다.
붉은 귀족을 대표하는「카니아」정권은 이「연대」에 위협을 느낀다. 그들은「연대」를 깨기위해역설하고있다.
『너희들의 저항은 국가의 무정부상태,경제적대혼란을초래한다』이말을 공감하는「폴란드」인은없을것같다.오늘의 혼란과 위기는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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