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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었던 광명"을 되찾는다|인공각막·수정체 이식수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18만명의 시력장애자에게 빛을-. 오늘날 급속한 의학의 발달은 심청의 갸륵한 마음을 대신해주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술되기 시작한 인공각막과 인공수정체의 이식수술은 많은 실명인에게 빛을 다시 찾아주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2가지 수술의 현장을 찾아 그 내용을 알아본다.

<인공각막>
국내 최초로 인공각막 이식을 성공시긴 사람은「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안과 과장 김재호 박사.
지난해 9월8일「암모니아」화상으로 완전히 두 눈을 실명한 정영수씨(27)의 오른쪽 눈을 시술하여 회복시력 0.7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인공각막 이식은 각막의 훼손이 심해 죽은 사람의 각막이식으로도 재생이 어려운 환자에게 정밀 현미경을 이용해 시술한다.
시술된 인공각막은 나사모양의「플래스틱」수지로 구조도 나사와 비슷하다고 수술하기 전 환자는 먼저 초음파 검사기로 안구의 이상과 시신경의 기능을 검사 받는다.
시신경의 기능이 확인되면 수정체와 각막의 적출시술을 받아 인공각막이 들어갈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다.
여기에 직경 약3.5㎜, 나사부분 길이 7㎜정도의 인공각막을 박아준다.
인공각막의 수나사 부분은 바깥쪽에 홈이 파져 있어 눈 안쪽으로 들어가는 직경 5.5㎜, 두께 0.3㎜의 암나사 부분과 맞물리게 되어있다.
환자는 수술이 끝나도 직경 3.5㎜의 인공각막을 통해서만 물체를 보기 때문에 시야가 20∼30도밖에 안 되는게 아쉬운 점이다.
마치「터널」속에서 밖을 내다보는 것과 같다.
그러나 희미한 명암만을 구분하던 환자들이 서서히 물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보통의 희열이 아니다.
5세 때 실명한 고정애씨(여·33·부산시 동구 초량1동1048)는『20여년만에 자동차가 지나가는 것을 알아봤다』며 아직 색은 구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팀」은 올들어서도 6건을 시술해 5건을 성공시켰다.
인공각막의 수술은 시신경과 망막이 건재한 환자에게만 가능하다. 즉 어느 정도의 명암은 구별할 수 있어야된다.
인공각막은 약간의 부작용도 보고돼 있는데 인공각막이 주위 조직과 거부반응을 일으켜 탈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인공수정체>
우리 눈에서 사진기의「렌즈」와 같이 빛을 굴절시켜 상을 맺게 하는 것이 수정체다.
이 수정체가 백내장 등의 질환으로 혼탁해지면 실명상태가 된다.
고려병원 안과과장 신경환 박사「팀」은 78년부터 지금까지 40예의 환자를 시술해 인공 수정체를 백내장치료법으로 정착시켰다.
신 박사「팀」이 사용한 인공각막은「루프」식으로 수정체를 받치고 있는 홍채에 끼워주게 되어있다.
따라서 인공수정체는 본래의 수정체가 있던 자리에 위치하게 된다. 이것도 재료는「플래스틱」수지다.
백내장수술로 수정체가 제거되면 높은 도수의 안경이나「콘택트·렌즈」로 교정해야 하는데 이는 시야의 제한, 상의 굴곡 등 여러 가지 불편이 따른다.
더우기 한 눈이 무수정성체일 경우는 안경 교정이 불가능하다. 인공수정체는 이 불편이 상당히 제거된다.
인공수정체 시술이 특히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경우는 노인성 백내장, 어린이의 외상에 의한 백내장 등이 있다.
또 양눈의 기능이 요구되는 직업이나「콘택트·렌즈」의 사용이 불가능한 사람에게도 알맞다.
반면 당뇨병이나 풍진성 백내장·녹내장 등의 환자에게는 인공수정체 시술이 적합치 않다.
신 박사「팀」은 인공수정체 이식으로 평균 0.73의 시력은 얻었다고 밝히고 문제는 인공수정체와 각막의 접촉으로 인한 각막세포의 손상이라고 지적하고있다.
이 점을 막기 위해서는 시술 전에 철저한 각막의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수술 도중에도 각막의 접촉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
현재 인공수정체의 이식수술은 30만원 안팎의 경비가 들고 있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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