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봄」의 천진성으로 일관|어린이와 함께 산 이원수씨의 문학 세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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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926년 소파 방정환이 주재하던 「어린이」지에 동요 『고향의 봄』을 발표하여 문단에「데뷔」한 이원수씨는 그후 50여년에 이르는 문필 생활을 오직 아동 문학에만 전념하여 우리 나라 아동 문학의 기틀을 잡았다.
자라나는 새싹에 대한 끝없는 사람으로 일관된 그의 생애는 어린이들의 천진성을 닮아 구김이 없었고 항상 동심에 젖어 있었다.
그는 우리 나라 아동 문학에 큰 획을 그었다. 그는 내재율 중심의 자유형 동시를 확립했으며 장편 동화 및 아동 소설을 산문 문학으로 정착시켰다. 또 아동 문학 비평도 개척했다.
그의 초기 작품은 감상적이면서 현실직시의 경향을 보였다. 『헌 모자』 『가시는 누나』등은 사회의 우울한 일면 (빈곤)에 그의 시선이 머문 것을 말해준다. 1930연대 「신소년」에서 보여준 산문 문학은 현실 직시를 보여주었다. 그의 이러한 경향은 해방 이후에도 계속되어 6·25로 인하여 우리 사회에 뿌려진 온갖 부조리를 고발하였다
그는 언제나 어둡고 짓눌리고 가난한 약자의 편에 서서 같이 울어주었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어린이들은 대부분 끊임없는 끈기와 노력으로 현실적 불행을 극복하고 행복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이씨는 선·악으로 혼합된 사회에서 높은 이상과 악에 물들지 않는 강한 의지를 가진 어린이를 그려 불행한 어린이들에게 힘을 주려고 했다.
그는 만년에는 『사냥개와 굴뚝새』 같은 작품을 발표하여 오늘의 어린이상을 구현하려고 했고 통속적 상업주의 문학과 교육적 아동 문학에 맞서 현실주의 아동문학을 주장했다.
1911년 경남 양산군에서 출생, 마산 상업 학교를 수료한 이씨는 27년 「기쁨사」 동인이 되어 본격 동요 창작을 했다.
35년에는 문학 「서클」을 조직했다 일제에 의해 1년간 투옥되어 옥고를 겪었다. 52년「소년 세계」 편집 주간으로 서정성이 풍기는 편집으로 전쟁 속 어린이들의 인기를 끌었다. 55년 「어린이 세계」를 편집했고 한국 문인 협회 아동 문학 분과 위원장 한국 아동 문학 협회 회장도 지냈다.
그가 남긴 작품은 동화 『꼬마 옥이』·동시 『헌 모자』등 2백50여편이 있고 이를 엮은 책으로 71년 회갑 기념문집 『고향의 봄』을 비롯, 「이원수 아동 문학 독본」 등 30여권. 그의 꾸준한 문학 활동을 기려 마산 산호 공원에는 마산 시민들의 성금으로 「이원수 노래비」가 세워졌다.
부인 최순애씨도 『오빠 생각』을 쓴 아동 문학가로 부부가 함께 우리 나라 아동 문학 성장을 위해 힘썼다. <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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